곽효환 신임 한국문학번역원장 간담회
한국문학 글로벌 플랫폼 구축
번역대학원대학 개설 추진 등 중점 목표 밝혀
"'한국문학의 세계화', '한국문학의 해외소비'라는 말은 더 이상 쓰지 않겠습니다. 이는 1990년대 해외에 우리 문학을 알아달라고 몸부림치던 시절에나 쓰던 용어입니다. 이제는 당당히 세계문학의 일원으로서, '세계문학 속 한국문학'으로 첫 장을 열겠습니다."

곽효환 신임 한국문학번역원장이 6일 광화문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번역원 주요 추진 사업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번역원 제공
곽효환 심임 한국문학번역원장은 6일 광화문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 같은 포부를 밝혔다. 이날 간담회는 신임 원장 취임에 따른 번역원 주요정책 공유 및 중점 추진사업 설명을 위해 열렸다. 곽 원장은 △한국문학 해외진출 통합 플랫폼 구축 △번역대학원대학 개설 추진 △한국어콘텐츠 번역지원 및 번역인력 양성 △한국문학 해외소개 맞춤형 전략 수립 및 시행 등 총 네 가지 영역에서 구체적인 계획을 밝혔다.
우선 가장 눈에 띄는 것은 한국문학 해외진출 통합 플랫폼, 가칭 '한국문학 글로벌 플랫폼'의 구축이다. 작가, 번역가, 해외출판사, 에이전트, 연구자 등이 상시 접근 가능한 오픈 플랫폼을 개설해 이곳에서 한국문학과 관련된 각종 정보를 제공하고 나아가 저작권도 직접 거래할 수 있도록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이를 통해 해외출판사들의 번역출판 지원이 연 350여 건 이상으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했다.
번역원 산하 번역아카데미를 대학원대학 수준의 교육기관으로 격상하는 것 역시 주요 목표 중 하나다. 교육부 인허가를 거쳐 석·박사, 또는 전문사 과정에 준하는 정식 학위과정으로 전환하겠다는 것이다. 곽 원장은 "현재 연 30여 명 내외의 원어민 수료생이 정식 학위를 받게 되면 본국으로 돌아가 한국문학 교수나 번역가 등 한국문학 최전선에서 활약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번역원은 전임교원 확충, 학제 개편, 제도 정비를 추진할 계획이다.
이외에도 웹툰이나 영화, 공연 등 한국어를 기반으로 하는 콘텐츠 전반에 번역지원을 확대하고 언어권 및 국가별 한국문학 수용도에 따른 맞춤형 전략을 수립해 시행할 예정이다.
곽 원장은 "일본의 경우 1920년 '겐지 이야기' 영역 출간 후 1945~1990년대까지 약 4,000여 종의 작품이 해외 출간돼 1994년 오에 겐자부로의 노벨문학상 수상 기반을 구축했다"며 "우리 역시 초기에는 아무 인프라 없이 그저 노벨문학상을 열망했다면, 이제는 세계문학 일원으로서 충분한 인프라가 갖춰졌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노벨문학상은 한국문학이 세계문학으로 자리 잡는 데 하나의 관문일 뿐 이를 우리 문학의 목표로 삼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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