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률 1위 SF 상대 7이닝 무실점 호투, 3승 성공
“커리어 하이 경기” 언론 등 극찬

세인트루이스 김광현이 6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의 오라클 파크에서 열린 샌프란시스코전에 선발 등판해 1회 투구하고 있다. 샌프란시스코=AP 뉴시스
“오늘 경기를 계기로 자신감을 되찾고 최상의 모습을 보이겠다.”
세인트루이스 김광현(33)이 6일 선발 등판한 후 밝힌 소감처럼 올 시즌 최고의 투구를 펼치며 3승에 성공했다.
김광현은 이날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의 오라클 파크에서 열린 샌프란시스코전에 선발 등판, 7이닝 동안 89개를 던지며 무실점(2탈삼진 3피안타 2볼넷) 경기를 펼쳤다. 시즌 최장 이닝 소화로 평균자책점(ERA)을 3.79에서 3.39로 낮췄다.
김광현은 팀이 5-3으로 승리해 시즌 3승(5패)째를 수확했다. 직전 애리조나전에서 2승을 챙긴 지 5일만에 거둔 시즌 첫 연승이다.
김광현의 역투에 대해 로이터 통신은 “커리어 하이 경기였다”고 했고, MLB닷컴은 “김광현이 상대 선발 케빈 가우스먼을 제압했다”고 보도했다. 가우스먼은 이날 6.1이닝 무피안타 행진을 벌였지만 7회 2점을 내주며 패전투수가 됐다.
마이크 실트 세인트루이스 감독도 “승리가 정말 필요로 한 날이었는데 이겨 기분이 좋다. 김광현이 정말 좋은 투구를 했다. 카운트 관리를 잘하며 유리하게 승부를 가져갔다”고 극찬했다.
이들 평가처럼 김광현은 올 시즌 최고의 투구를 했다. 뛰어난 제구력을 기반으로 한 공격적 투구(89개 투구 중 스트라이크 58개)를 펼쳐, 무려 12개의 땅볼을 유도하며 샌프란시스코 타선을 범타로 이끌었다. 김광현이 승부구로 선택한 슬라이더(38개 투구)에 속수무책으로 당한 것이다. 샌프란시스코는 이날 경기 전까지 전체 승률 1위(53승30패)였지만, 김광현이 마운드에 오른 7회까지 제대로 된 타구를 생산하지 못하며 2루조차 밟지 못했다.

세인트루이스 김광현이 6일 샌프란시스코전을 마친 뒤 화상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세인트루이스 화상 인터뷰 캡처
김광현은 세인트루이스가 2-0으로 앞선 7회 말 무사 1루 위기에서도 노련함을 보였다. 도너먼 솔라노를 3루수 땅볼로 처리한 뒤 강타자 브랜든 크로포드와 만나 한 방이면 동점이 될 수도 있는 순간이었는데, 포수 야디어 몰리나를 마운드로 불렀다. 스스로 평정심을 찾으며 수비진의 안정세를 유도한 행동이었다.
결국 김광현은 크로포드를 3-2 풀카운트 접전 끝에 중견수 뜬공으로 잡아냈고, 다음 타자 제일린 데이비스까지 3루수 땅볼로 처리하며 무실점 경기를 이끌었다. 김광현은 “지난해 좋은 성적을 거뒀고 올해도 잘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었다. 하지만 시범경기 때 허리 부상을 당하고, 시즌 성적이 좋지 않아 힘들었다”며 “오늘 경기를 계기로 자신감을 되찾고 최상의 모습을 보이겠다”고 화상 인터뷰를 통해 소감을 전했다.
이어 “앞으로 조급해하지 않고, 경기를 즐기면서 남은 시즌을 치르고 싶다. 허리, 어깨, 팔꿈치 등 내 몸을 잘 살펴주는 트레이너에게 감사 인사를 전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승리를 변곡점으로 삼겠다는 의미다.
그러나 이날도 부상이 우려되는 장면이 있었다. 4회말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지난해까지 삼성에서 뛴 다린 러프를 상대로 2구째를 던지다 왼다리가 마운드에 걸리며 불편한 모습을 보였고, 마이크 실트 감독까지 나와 상태를 살폈다. 김광현은 “스파이크가 마운드에 걸려 넘어질 뻔했다”며 “부상은 아닌데 놀랐다. 트레이너를 불러서 시간을 얻고, 놀란 마음을 진정시키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김광현은 남은 전반기 일정 상 한 번 더 선발 등판할 수 있다. 팀의 전반기 마지막 경기는 12일 시카고 컵스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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