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스마트그린물류 규제자유특구 지정
김천 원도심·혁신도시에 첨단 물류센터…
라스트마일은 친환경 전기삼륜자전거로
"발상의 전환으로 온라인 생활물류 혁명"
경북도와 김천시 등이 규제자유특구 지정을 계기로 전통시장 노외주차장과 전기삼륜자동차 등을 활용한 신개념 물류시스템 구축에 나서 귀추가 주목된다.
경북 3번째 특구… 김천지역에 4년간 290억 투자
정부는 지난 1일 전북 군산시에서 김부겸 국무총리 주재로 제5차 규제자유특구위원회를 열고 ‘경북 스마트그린물류 규제자유특구’ 등 전국 28개 신청지역 중 4곳을 최종 심의의결했다. 이에 따라 전국의 규제자유특구는 28개로 늘었다. 경북의 규제자유특구는 2019년 포항 차세대 배터리 리사이클링, 지난해 안동 산업용 대마(헴프)에 이어 3번째다. 대구는 이동식협동로봇과 스마트웰니스 2개 특구가 지정돼 있다.
스마트 그린물류 규제자유특구는 경북 김천시 일원에 내달부터 4년간 290억원을 들여 김천 원도심과 혁신도시 일원에 11개 첨단물류 혁신기업이 참여하는 생활물류 통합플랫폼과 친환경 근거리 배송시스템을 구축한다. 특구 사업에는 쿠팡을 비롯해 ㈜피엘지 자전거문화사업사회적협동조합(바이쿱) 비엔씨테크 ㈜이삼사 ㈜에코브 ㈜에임스 ㈜메쉬코리아 ㈜리턴박스 ㈜모토벨로 ㈜누리기술 등 물류기업과 전기자전거제조회사, 플랫폼 기업 등 11개 업체가 참여하게 된다.
전통시장 노외주차장 등에 물류시설·전기자전거 자전거도로 허용
특구에선 도심 노외주차장을 활용해 스마트 생활물류거점을 설치하고, 1톤 트럭 대신 자전거나 삼륜전기자전거를 활용해 배송하는 것을 실증하게 된다. 일반 지역에선 노외주차장에 선별장이나 승하차장 등 물류시설을 일정 규모 이상 설치가 불가능하다. 또 삼륜전기자전거도 자전거도로 이용이 불가능하고 차도로 다녀야 한다. 하지만 특구로 지정된 김천지역에선 예외적으로 노외주차장에 첨단 물류시설을 설치할 수 있고 삼륜전기자전거도 자전거도로를 다닐 수 있게 된다.
생활물류 통합플랫폼은 인공지능과 연동한 재고관리, 온라인 주문연동, 분류, 포장, 반품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중소상공인 전용 ‘풀필먼트 물류서비스’와 이들 중소상공인 제품과 기존 일반 택배물품을 통합배송거점서비스를 수행하게 된다.
이곳 통합플랫폼에서 배송지까지 ‘라스트마일’ 구간은 삼륜전기자전거 등이 담당한다. 1톤트럭 1대분량을 8대가량의 삼륜전기자전거가 나눠 하는 형식이다. 통합플랫폼에서 통합플랫폼, 타 지역 터미널 등의 구간에는 지금처럼 대형트럭이 운송을 하게 된다.
경북도 장상길 과학산업국장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온라인 생활물류 수요가 폭증하는 등 유통산업 변화를 5년 이상 앞당겼다”며 “도심에 생활물류통합플랫폼을 만들어 중소상인들의 경쟁력을 높이고, 연간 7.7톤의 이산화탄소를 배출하는 1톤 디젤트럭을 삼륜전기자전거 등 친환경 배송수단으로 대체해 탄소중립적 성장을 기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지역민이 전기자전거 빌려 배송 '일반인 배송 오픈플렉스' 도입
경북도는 일반인 배송 오픈플렉스 사업도 진행할 계획이다. 쿠팡의 일반인 플렉스와 유사하지만, 자가용 승용차나 이륜차 중심이 아닌 거주민 누구나 사용할 수 있는 전기자전거를 대여해 사업에 참여하는 방식이다. 택배기사 과로사문제나 아파트단지 지상 택배차량 진입금지 등의 사회적 문제도 일소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또 1명의 사업자(택배기사)가 맡던 물량을 전업 택배업자 8명이 나눌 경우 우려되는 사업성 논란도 참여기업들은 “기우”라고 일축했다. 최병준 메쉬코리아 전무는 “전기삼륜차는 대당 600만원 선으로 저렴하고, 배송차량(번호판값)과 유지비(유류대 등)가 거의 들지 않은데다 신규 수요 창출로 경쟁력이 충분하다”며 “일반 택배에다 배송비가 더 높은 지역 내 근거리 배송물량도 늘 것으로 보여 사업성이 충분하다”고 말했다.
경북도는 서비스 실증구역인 김천 원도심 황금시장 공영주차장과 경북드림밸리(경북혁신도시) 율곡동 주차장에 생활물류 통합플랫폼과 친환경근거리 배송시설을 설치키로 했다. 물류시설을 수직증축하는 등의 방법으로 주차면을 기존보다 확대, 주차장 이용객의 불편이 없도록 할 계획이다. 통상 택배사 물류시설을 간선도로와 접해 있고, 땅값이 싼 도시 외곽지에 있는 것이 일반적이다. 도심은 땅값 때문에 언감생심 꿈도 꾸기 어려운 실정이다.
도심에 ‘우리동네 물류창고’가 들어섬에 따라 라스트마일 거리가 단축돼 1톤 트럭 대신 자전거나 전기삼륜차 활용이 가능해졌다.
경북도는 특구 사업을 통해 △상생-협력모델 △지역 일자리 창출 △전기삼륜차 생산공장 유치 등신산업 육성 △탄소중립을 실현하겠다는 계획이다.
이철우 경북지사 "발상의 전환으로 '청년특구'… 퍼스트펭귄 될 것"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5일 경북도청에서 열린 설명회에서 “스마트 그린물류 규제자유특구 사업은 단순 창고에서 빅데이터 인공지능 등을 활용한 미래물류산업 육성의 첫걸음”이라며 “전통시장 주차장을 첨단 물류시설로, 레저용 자전거를 배송수단으로 활용하는 발상의 전환으로 신시장을 창출하고 청년유출을 방지하는 ‘청년특구’가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또 “이번 특구 사업은 지금까지 그 누구도 가 보지 않은 영역으로, 경북이 가장 먼저 발길을 내딛는 ‘퍼스트 펭귄’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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