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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매도 부작용 없었지만...시장 눈치 보며 전면 허용 미루는 정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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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매도 부작용 없었지만...시장 눈치 보며 전면 허용 미루는 정부

입력
2021.07.05 20:00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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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매도 비중 상위 종목 주가 상승률 더 높아
시장서는 "전면 허용하자" 주장도
정부는 "논의도 안 했다" 부정적

개인투자자 모임인 한국주식투자연합회(한투연)가 올해 1월 초 서울 세종로에서 공매도 반대 운동을 위해 '공매도 폐지', '금융위원회 해체' 등의 문구를 부착한 버스를 운행하고 있다. 연합뉴스

개인투자자 모임인 한국주식투자연합회(한투연)가 올해 1월 초 서울 세종로에서 공매도 반대 운동을 위해 '공매도 폐지', '금융위원회 해체' 등의 문구를 부착한 버스를 운행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5월 공매도 부분 재개 후 국내 증시가 오히려 상승하자, 이제는 공매도를 전면 허용해야 한다는 주장이 시장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공매도 부분 재개를 '한시적 조치'로 못 박았던 정부는 공매도 전면 재개에 적극 나서지 않고 있다.

공매도 제도 자체가 외국인과 기관투자자들에게만 유리하다고 믿는 개인투자자들이 주식 시장에 대거 진입한 상황에서, 정부가 먼저 나서 공매도 범위 확대를 논하기엔 부담이 크기 때문이다.

5일 한국거래소 정보데이터시스템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기준 코스피 공매도 잔고 상위 30개 종목 중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등을 제외한 24개 기업은 두 달 전에 비해 주가가 오른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공매도 재개 이후부터 꾸준히 잔고 비중 1위를 기록하고 있는 롯데관광개발의 경우 공매도 재개 이전과 비교해 수익률이 8.9%에 달했다.

메리츠증권이 5월 31일부터 6월 14일까지 2주간 코스피200 종목의 평균 수익률을 분석한 결과, 공매도 비중 상위 20% 종목의 수익률이 1.8%로 같은 기간 코스피 지수 상승률(1.5%)을 상회하기도 했다. 코스닥시장도 마찬가지로 공매도 비중 상위 20% 종목의 평균 수익률이 1.7%를 기록해 코스닥 지수 전체 상승률(1.6%)보다 높았다.

공매도와 주가 간 큰 상관관계가 없는 것으로 분석된 만큼, 시장에서는 현재 코스피200, 코스닥150 종목에 한정돼 부분적으로 허용하고 있는 공매도를 전면 재개할 필요성이 있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당국에서 공매도 부분 재개를 '한시적 조치'라고 밝혔던 데다, 활발한 공매도 거래는 외인들을 시장에 끌어들일 수 있는 '유인책'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작년 공매도 금지 후부터 재개되기 직전인 4월 말까지 코스피 추이. 그래픽=신동준 기자

작년 공매도 금지 후부터 재개되기 직전인 4월 말까지 코스피 추이. 그래픽=신동준 기자

특히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이 지난달 한국을 선진국 지수 편입 직전 단계인 관찰대상국에 포함하지 않은 이유 중 하나로 '공매도 규제'를 꼽으면서 공매도 범위 확대에 대한 기대는 더욱 커졌다. 이미 2009년부터 우리나라를 선진국 지수에 포함하고 있는 영국 파이낸셜타임스 스톡익스체인지(FTSE) 그룹 또한 공매도를 재개하지 않으면 선진국 지수에서 제외할 수 있다는 내용의 '경고 메시지'를 올해 2월 금융당국에 보내기도 했다. 사실상 공매도 허용이 선진국 지위 유지에 필수적인 조건이 된 것이다.

그러나 정부는 "(공매도 전면 재개와 관련한) 내부 논의조차 시작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한투연)를 중심으로 한 개인투자자들이 공매도라는 제도 자체에 반감이 큰 상황에서 정부가 먼저 나섰다가 여론의 반발을 살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공매도 재개가 주가에 특별한 영향을 주지는 않은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면서도 "전면 재개를 위한 별도 조건이 있거나 한 건 아니지만, 현재는 때가 아닌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공매도 금지 조치가 시장에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를 분석하고 정부가 판단을 내려야 할 때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남길남 자본시장연구원 자본시장실장은 "국제적으로 이례적이었던 14개월간의 공매도 전면 금지 조치가 자본시장 안정화에 어느 정도 기여했는지, 현재도 그런 판단이 유효한지 등을 분석해 판단을 내릴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곽주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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