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극장, 42년 만에 문 닫는다...8월31일 마지막 상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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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극장, 42년 만에 문 닫는다...8월31일 마지막 상영

입력
2021.07.03 14:14
수정
2021.07.03 1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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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9년 당시의 서울극장. 한국일보 자료사진

한때 서울을 대표하는 영화 상영관이었던 서울극장이 42년 만에 문을 닫는다. 종로 3가에서 영화 중심가를 형성하고 있던 세 극장 중 단성사와 피카디리극장에 이어 서울극장까지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됐다. 단성사는 앞서 2010년 이후 운영이 중단됐고, 피카디리 역시 2010년 이후 롯데시네마를 거쳐 현재는 CGV로 이름을 바꿔 달고 운영 중이다.

서울극장은 3일 홈페이지 영업 종료 공지를 통해 "약 40년 동안 종로의 문화중심지로서 많은 사랑을 받았던 서울극장이 2021년 8월 31일을 마지막으로 영업을 종료하게 됐다"고 밝혔다.

또 "서울극장을 운영하는 합동영화사는 시대를 선도할 변화와 도전을 준비 중"이라며 "합동영화사의 새로운 도약에 많은 관심을 부탁드린다"고 했지만 서울극장 건물이 어떻게 변화할지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지난 1979년 개관한 서울극장은 재개봉관이었던 세기극장을 1978년 합동영화사가 인수해 이름을 바꾸고 개봉관으로 업그레이드했다. 재개봉관은 주요 개봉관에서 상영이 끝난 필름을 수급받아 개봉 후 일정 기간이 지나 상영하던 영화관을 말한다. 당시에는 수입영화의 필름프린트 수 제한이 있어서 특정 영화를 정해진 수의 상영관에만 개봉할 수 있었기 때문에 생겼고 1994년 이후 없어졌다. 대기업 자본이 들어오기 전만 해도 합동영화사는 국내 영화 배급의 큰 손으로 영화 제작을 겸하며 충무로를 쥐락펴락하던 회사였다.

1964년 설립된 합동영화사는 이후 강대진 이만희 이두용 유현목 신상옥 김호선 등 당시 한국영화를 대표하는 걸출한 감독들의 영화를 제작했다. 1990년대 들어선 강우석 감독, 신철 신씨네 대표 등 충무로의 신진 감독, 제작자들의 영화에 투자자로 나서 '투캅스2' '초록물고기' '넘버3' '편지' 등 히트작을 배출했다. 합동영화사를 거쳐간 영화인들도 많다. 배우 박중훈과 배용준, 영화감독 이준익과 강제규, 영화제작자 심재명 명필름 대표 등이 합동영화사 출신이다.

서울극장은 종로3가와 충무로가 한국영화의 메카 역할을 하던 시절 충무로의 명보극장과 함께 흥행의 시금석 같은 곳이었다. 영화 제작 관계자들은 개봉 첫날 서울극장과 명보극장 매표소에 늘어선 줄을 보고 흥행 여부를 가늠했다. 비디오테이프로 제작된 영화가 '서울극장 개봉작' 같은 홍보 문구를 달고 출시되는 일도 많았다.

인수 당시 한 개의 스크린으로 시작한 서울극장은 1989년 상영관을 늘려 국내 최초의 복합상영관 시스템을 도입했고, 1997년에는 7개까지 늘리며 CGV와 롯데시네마, 메가박스 등 대기업 자본의 멀티플렉스에 맞서기도 했다. 2017년 대대적 리뉴얼을 통해 관객 편의 시설을 확충하기도 했으나 관객수 감소에 최근 코로나19 영향까지 더해져 경영이 크게 악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고경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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