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물가 3개월 연속 2%대 상승
하반기에도 2% 내외 등락 전망
"기저효과 줄지만 유가·소비수요 등 변수 많아"
내년 물가 산정 품목, 식기세척기 넣고 급식비 빠져
2분기 소비자물가가 1년 전보다 2.5% 상승하며 9년여 만에 가장 높게 올랐다. 작년부터 이어지던 초저물가는 끝나는 분위기지만, 하반기 이후 물가 방향에는 아직 불확실성이 높다.
6개월 연속 이어오던 전월 대비 물가 상승세가 멈추고, 하반기부터는 작년 초저물가의 '기저효과'도 기대하기 어렵지만 국제유가, 날씨 등 예상하기 어려운 물가상승 변수도 여전하기 때문이다. 이에 하반기 물가 상승세가 둔화될 것으로 전망하는 정부도 긴장을 늦추지 못하고 있다.
소비자물가, 3개월 연속 2%대 웃돌아
2일 통계청에 따르면, 6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년 전보다 2.4% 오른 107.39(2015년=100)를 기록해 최근 3개월 연속(4월 2.3%, 5월 2.6%) 2%를 넘어섰다. 이에 따라 2분기 평균 물가는 2.5% 올라, 분기 기준으로 2012년 1분기(3.0%) 이후 9년여 만에 최대 상승률을 기록했다.
지난달 물가 상승을 주도한 것은 여전히 석유류 가격이다. 지난해보다 19.9% 오르면서, 전체 물가 상승률을 0.74%포인트 끌어 올렸다. 6월 기준 두바이유 가격(70.9달러)은 지난해(40.8달러)보다 73.8% 급등했다.
농축수산물 가격지수도 10.4% 오르면서 1월(10.0%) 이후 6개월 연속 두 자릿수 상승세를 이어갔다. 계란값은 54.9%, 마늘값은 48.7% 올랐으며, 파값도 11.3% 상승했다. 식재료 가격 상승에 외식 물가도 2019년 3월 이후 가장 큰 폭인 2.3% 올랐다. 어운선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농축수산물 가격 상승 누적으로 인한 재료비 상승과 수요 증가가 동시에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하반기 물가, 유가·소비·날씨가 변수
하반기 물가는 2분기보다는 낮아질 거란 전망이 많다. 1년 전과 비교한 국제유가 급등 기저효과가 하반기에는 잦아들고, 농축수산물 가격도 5월과 비교해 2.0% 빠지는 등 안정세를 찾고 있다. 실제 6월 물가는 5월과 비교해서는 0.1% 하락하며 지난해 12월부터 이어지던 전월 대비 상승세도 그쳤다.
다만 여전히 물가 상승 요인도 많다.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의 영향, 폭염 장마 태풍 등 날씨 변수, 국제 원자재 가격 향방 등을 예단하기는 힘들다. 이억원 기획재정부 1차관은 이날 물가관계차관회의에서 “하반기에는 공급 측 물가상승 압력이 다소 둔화돼 2% 아래 등락이 예상된다”면서도 “경기 회복에 따른 수요측면의 물가상승 압력도 커지는 만큼 경계심을 가지고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물가 지표에 급식비 빠지고 마스크·식기세척기 추가
한편 통계청은 이날 내년부터 적용될 물가지수 개편안도 함께 발표했다. 현재 물가지수에 포함되는 고등학교납입금이나 급식비, 프린터, 사진기 등 13개 품목이 빠지고, 식기세척기, 의류건조기, 마스크 등 14개 품목은 추가된다. 다른 품목과 통합되거나, 세분화되는 품목도 있어 전체 조사 대상 품목은 460개에서 458개로 줄어든다.
물가지수 개편으로 물가지수가 다소 높아질 가능성도 있다. 교복, 급식비 등은 그동안 무상화를 진행하면서 물가를 낮추는 요인이 됐는데, 이 같은 효과가 더 이상 반영되지 않기 때문이다. 어 심의관은 “무상급식, 무상교육 효과가 지수 개편으로 빠지게 되면 물가 상승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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