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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온 치솟는 남북극… 해마다 한국 땅만큼 얼음이 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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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온 치솟는 남북극… 해마다 한국 땅만큼 얼음이 사라진다

입력
2021.07.02 16:00
수정
2021.07.03 08:49
8면
0 0

남극, 작년 2월 18.3도… 최고치 또 깨져
북극도 지구 평균보다 2.5배 빨리 온난화
매년 8.7만㎢씩 빙권 줄어… 기후변화 탓

그린란드 쿨루스크 인근에 떠다니는 빙하의 모습. 2019년 8월에 촬영된 장면이다. 쿨루스크=AP 뉴시스

그린란드 쿨루스크 인근에 떠다니는 빙하의 모습. 2019년 8월에 촬영된 장면이다. 쿨루스크=AP 뉴시스

그린란드 북부 반델해는 평소 오래되고 두꺼운 해빙(海氷)들이 꽉 들어찬 곳이다. 지구 온난화에도 수십 년은 더 버텨줄 것으로 기대돼 ‘마지막 빙권(氷圈)’으로 불린다. 하지만 지난해 8월에는 달랐다. 쇄빙선을 타고 지나갈 수 있는 바닷길을 찾던 과학자들은 위성 데이터가 제시한 결과에 깜짝 놀랐다. 전혀 기대하지 않았던 반델해 루트였기 때문이다. 배에 타고 있던 미국 알래스카 페어뱅크스대 소속 연구원 멜린다 웹스터 박사는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에 “우리가 알던 곳이 아니었다”고 말했다.

반델해가 늘 지난해 여름 같지는 않으리라는 게 전문가들 이야기다. 당시 이례적으로 강한 여름철 바람이 불어 해빙들을 해역 밖으로 밀어냈다는 것이다. 학술저널 ‘커뮤니케이션스 지구와 환경(Communications Earth & Environment)’에 미 워싱턴대 연구팀이 1일(현지시간)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2100년까지는 반델해의 마지막 빙권이 유지되며 북극곰과 다른 야생동물들의 피난처가 돼 줄 것으로 예측됐다.

하지만 얼음 두께가 변수다. 연구팀의 시뮬레이션은 최근 수십 년간 북극해의 다른 지역처럼 기후변화가 얼음을 녹여 얇게 만들었음을 보여 줬다. 얇아진 해빙은 바람에 더 취약할 수밖에 없다. NYT는 “인간이 배출한 이산화탄소와 다른 온실가스 때문에 전 세계가 전반적으로 온난화하고 있지만, 북극의 온난화 속도는 지구 평균보다 2.5배 더 빠르다”고 전했다. 지난해 8월 벌어진 일이 앞으로 반델해에서 더 자주 일어나리라는 것이다.

사정은 남극도 북극과 마찬가지다. 이날 세계기상기구(WMO)는 남극 대륙의 최고 기온 기록이 2015년 3월 24일 에스페란사 기지에서 측정된 섭씨 17.5도에서 지난해 2월 같은 장소에서 기록된 18.3도로 바뀌었다고 밝혔다. 근 5년 만에 0.8도 오른 것이다. 페테리 탈리스 WMO 사무총장은 “(남극 대륙 북서쪽 끝에 있는) 남극 반도는 50년간 거의 3도가 상승했을 정도로 지구에서 온난화가 가장 빨리 진행된 지역 중 하나”라며 “새 기록은 우리가 관찰하고 있는 기후변화와 일치한다”고 우려했다.

문제는 해빙(解氷)이다. 두께 감소 정도로 끝나는 게 아니다. 해마다 사라지는 얼음 지역의 규모가 한국 면적에 육박한다. 1979~2016년 37년간 매년 평균 8만7,000㎢씩 지구의 빙권이 줄어 왔다는 분석 결과를 중국 란저우대 연구팀이 최근 미국지구물리학회(AGU) 저널 ‘지구의 미래(Earth’s Future)’에 공개했는데, 이 연평균 상실 규모는 우리나라 전체 면적(10만413㎢)의 90%에 달한다.

지구 빙권은 계절에 따라 늘기도 줄기도 하지만 전체적으로 1979년 이후 줄곧 감소세였고, 대기 온도 상승과 상관관계가 있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더욱이 빙권은 태양 빛을 반사해 지구 온도를 낮추는 역할을 한다. 지구 온난화와 빙권 감소가 악순환할 가능성이 크다는 뜻이다. 연구를 주도한 펑샤오칭 연구원은 “빙권은 기후의 가장 민감한 지표 중 하나”라며 “변화하는 지구를 가장 먼저 보여준다”고 했다.

권경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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