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B인베스트먼트 2일 재입찰 결정
업계에선 "상식에서 벗어난 일" 비판
본입찰까지 끝난 대우건설 매각이 갑작스러운 재입찰 절차에 들어갔다. 입찰에 참여한 두 곳의 인수가 차이가 크다는 게 표면적인 이유인데, 유찰을 막기 위한 '꼼수'일 가능성이 있어 논란이 커지고 있다.
1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대우건설 최대주주인 KDB인베스트먼트는 본입찰에 참여한 중흥건설과 DS네트웍스 컨소시엄 두 곳을 상대로 2일 재입찰을 실시하기로 결정했다.
지난달 25일까지 진행된 본입찰에선 중흥건설이 경쟁자인 DS네트웍스 컨소시엄보다 약 5,000억 원 높은 2조3,000억 원의 인수가를 써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중흥건설의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이 유력시되는 분위기였다. 양측 입찰가가 크게 차이 나고 예상 매각가를 상회하는 금액을 제시한 중흥건설로 무게 추가 기울었다.
하지만 KDB인베스트먼트가 재입찰을 결정해 오히려 높은 가격 차이가 되레 발목을 잡은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업계 안팎에서는 본입찰 이후 중흥건설이 2위와의 가격 차가 커 인수에 부담을 느꼈다는 이야기가 돌기도 했다. 2018년 대우건설 인수를 추진했던 호반건설이 재도전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에 중흥건설이 시장 예상보다 높은 가격을 써냈을 여지도 있다.
결국 중흥건설이 인수를 포기하는 최악의 상황을 피하기 위해 가격 조정의 기회를 준 것 아니냐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공통된 시각이다. 일각에서는 KDB인베스트먼트가 중흥건설에만 가격 조정 기회를 주는 게 특혜 논란을 부를 수 있어 공정성 측면에서 DS네트웍스 컨소시엄도 참여하는 재입찰 카드를 꺼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런 논란에 대해 중흥건설은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이다.
건설업계에서는 이번 재입찰을 두고 "이례적인 사건"이라는 시각이 파다하다. 제시된 인수가격이 낮아 재입찰을 하는 경우는 있어도 반대로 가격이 높아 재입찰을 하는 경우는 흔치 않기 때문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건설사 관계자는 "입찰자가 높은 가격에 사겠다는데, 낮은 가격을 쓸 수 있는 기회를 또 주는 건 배임 아닌가"라며 "특혜부터 시작해 뒷말이 많이 나올 수 있어 인수 작업이 좌초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김경환 건설기업노조 대우건설지부 수석부위원장은 "재입찰은 상식에서 벗어난 일"이라며 "노조 출정식에서 공식적인 입장을 내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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