멸종위기 야생동물 1급인 노랑부리백로가 서해 백령도에서 필리핀까지 무려 7,000㎞를 왕복하며 살아가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의 이동경로는 이번에 처음 확인됐다.
국립생물자원관 연구진은 2019년 7월부터 지난달까지 2년간 노랑부리백로 번식지와 월동지 간 왕복 이동 경로, 번식 시작 연령 등을 확인했다고 1일 밝혔다. 연구진은 이전부터 알려져 있던 노랑부리백로의 번식지인 백령도에서 어린 노랑부리백로를 포획, 위치추적 발신기와 유색 가락지(K018)를 붙여서 이동 경로를 추적했다.
추적 결과 가락지를 낀 노랑부리백로(K018)는 필리핀에서 지내다 2년 만에 고향인 백령도로 돌아왔다. 2019년 7월 17일 백령도를 떠나 서해안을 따라 중국 랴오둥성 좡허시까지 이동한 뒤 같은 해 10월 28일 다시 서해와 남중국해를 가로질러 11월 7일엔 월동지인 필리핀 남부 민다나오섬 히나투안 지역에 도착했다. 중국에서 월동지까지 이동 거리는 총 3,717km. 이 거리를 꼬박 11일간 날아갔다.
노랑부리백로는 이때부터 18개월간 필리핀에 머무르다가 올해 5월 22일 북상을 시작해 대만·중국 장쑤성과 산둥성 등 중국 동해안을 따라 이동했다. 지난달 9일 서해를 건너 평안남도 온천군에 도착했고 15일 번식지인 백령도로 돌아왔다. 곧바로 둥지를 짓고 번식을 시작해 지난달 25일 4개의 알을 품었다.
필리핀에서 백령도로 돌아오기까지 3,573㎞을 나는 데는 24일이 걸렸다. 국립생물자연관 관계자는 “이번 연구로 노랑부리백로는 태어난 이듬해에는 월동지에서 머무르고, 2년 후 자신이 태어난 번식지로 되돌아와 첫 번식을 시작한다는 사실이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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