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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장 모교에, 출마할 지역구에 펑펑… 공공기관 기부예산 남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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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장 모교에, 출마할 지역구에 펑펑… 공공기관 기부예산 남용

입력
2021.07.01 1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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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단체 "6개 기관서 10억 규모 오남용 의혹"
73개 기관 감사 청구… "공공기관 전수 감사를"

세금도둑 잡아라·투명사회를 위한 정보공개센터·함께하는시민행동 등 시민단체 관계자들이 1일 서울시 종로구 감사원 앞에서 공공기관 낙하산 임원의 기부·후원과 예산 오·남용의 공익감사를 청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세금도둑 잡아라·투명사회를 위한 정보공개센터·함께하는시민행동 등 시민단체 관계자들이 1일 서울시 종로구 감사원 앞에서 공공기관 낙하산 임원의 기부·후원과 예산 오·남용의 공익감사를 청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농어촌공사는 이상무 사장 재임기인 2013~2016년 사단법인 무궁화사랑에 4차례에 걸쳐 총 2억 원을 기부했다. 이곳은 이 전 사장이 초대 상임대표를 지낸 단체다. 이 전 사장이 설립 때부터 이사장을 맡고 있는 세계농정연구원도 2015~2019년 공사로부터 여러 차례 수백만~수천만 원씩 후원받았다. 공사는 이들 두 단체를 포함, 이 전 사장이 임원으로 있던 4개 단체에 14차례에 걸쳐 총 5억3,975만 원을 후원했다.

세금도둑 잡아라, 투명사회를 위한 정보공개센터, 함께하는 시민행동은 1일 감사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공기업 및 공공기관의 부적절한 기부·후원 예산 집행 의혹을 공개했다. 이들 시민단체가 "낙하산 인사들이 직위와 권한을 이용해 공공기관 예산으로 사익을 추구한 사례"라며 거론한 기관은 6곳, 오남용 의혹 예산은 총 9억8,675만 원이다. 단체들은 이들 6곳을 포함해 국토교통부·농림축산식품부·산업통상자원부 소속 공공기관·공기업 73곳에 대한 공익감사를 감사원에 청구했다.

이날 공개된 의혹 사례를 보면 한국남동발전은 최상화 전 상임감사가 재직하던 2018년을 전후해 구계서원대관대유계회라는 단체에 총 800만 원을 협찬·후원했다. 이곳은 최 전 감사가 당시 이사장직을 겸직하던 단체로, 에너지 공기업인 한국남동발전과 전혀 관련없는 유학 연구 단체였다.

한국광물자원공사는 2015년 한 해 동안 대한노인회부여군지회, 부여군여성단체협의회, 충효예실천운동 부여군지회 등 충남 부여군의 지역단체 10곳에 기부했다. 부여는 홍표근 당시 상임감사가 정치 활동을 해오던 지역으로, 홍 전 감사는 기부금 집행 이듬해 해당 지역에서 20대 총선 여당 예비후보로 출마했다.

한국부동산원은 서종대 원장 재직 당시 서 전 원장의 모교에 5,000만 원을 기부했고, 한국국토정보공사는 류근태 전 상임감사와 고교 동창인 이상직 무소속 의원 지역구에 3억8,000만 원을 기부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사장 개인 취미 활동과 관련한 대회를 후원하거나(한국농어촌공사), 감사위원과 관련있는 정치인의 싱크탱크에 기부(한국서부발전)한 사례도 있었다.

시민단체에서 확인한 공공기관, 공기업 기부금 오남용 사례. 투명사회를 위한 정보공개센터 제공

시민단체에서 확인한 공공기관, 공기업 기부금 오남용 사례. 투명사회를 위한 정보공개센터 제공

단체들은 이번 기부·후원 예산 검증 과정에서 일부 공기업이 예산 공개를 거부하거나 부실하게 공개했다며 감사원이 모든 공기업을 상대로 실태 파악을 해야한다고 주장했다. 정진임 투명사회를 위한 정보공개센터 소장은 "3개 부처 소속 공공기관 73곳만 조사했는데도 10억 원에 가까운 예산이 잘못 집행된 사례를 확인했다"며 "감사원이 전수 감사를 통해 오남용된 기부금 예산을 환수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윤한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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