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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극에 빠진 권유리 "소녀시대 '훗', 활쏘기 연기 도움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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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극에 빠진 권유리 "소녀시대 '훗', 활쏘기 연기 도움 돼"

입력
2021.07.06 10:29
수정
2021.07.06 1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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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녀시대 겸 배우 권유리가 '보쌈' 종영 인터뷰를 진행했다. SM 제공

소녀시대 겸 배우 권유리가 '보쌈' 종영 인터뷰를 진행했다. SM 제공

그룹 소녀시대 겸 배우 유리가 사극의 매력에 풍덩 빠졌다. 춥고 힘든 겨울, 말을 타고 활을 쏘며 산 곳곳을 누빈만큼 고된 현장이었지만 권유리에게 '보쌈'은 유독 큰 의미로 남았다.

지난 1일 권유리는 MBN 주말드라마 '보쌈-운명을 훔치다' 종영 인터뷰를 진행하며 본지와 만났다.

극중 권유리는 화인옹주 수경 역으로 열연, 새로운 매력을 뽐냈다. 그는 '보쌈'으로 운명이 바뀌었으나 이에 굴하지 않고 자신의 삶을 스스로 개척해 나가며, 본인의 신념을 지키는 굳은 심지의 인물을 만나 시청자들의 뜨거운 응원을 받았다.

특히 대석(정일우)을 비롯한 자신의 사람들을 지키기 위해 남장부터 담 넘기, 활쏘기, 말타기까지 주도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활동적인 모습을 능숙하게 소화, 보는 이들에게 카타르시스도 선사했다.


"사극의 매력? 인기 연령대 다양해져"

먼저 권유리는 종영 소감으로 "지난해 가을부터 합류했다. 2021년 여름이 되고 나서야 끝이 보인 긴 여정이었다. 수경 옹주를 만나 많이 울기도 하고 웃기도 했다. 정말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 매 작품마다 새로운 인연이 있지만 특히 '보쌈'은 많이 배우고 느끼며 성장했다. 끝이 나는 게 아쉬운 마음이 크다"면서 "지방에 가니 어머니 아버지들이 식당에서 서비스를 주시더라. 인기 연령대가 다양해졌다. 사극의 또 다른 매력이라 느꼈다"고 말했다.

촬영장을 떠올리며 "너무 추웠다. 정일우는 사극이 5번째라 제게 '추울 테니 준비를 잘 하라'고 거듭 강조했다. 사극의 특성상 지방 촬영이 너무 많았다. 도시보다 열 배 추웠다"면서 "제가 경험이 미흡해 준비를 잘 못했다. 현장에서 덜덜 떨다 보니 손이 얼었다. 결국 정일우가 준비를 왜 안 했냐면서 에스키모 장갑을 줬다. 좋은 노하우를 전수받았다. 고난이 많았지만 깊은 산속에서 밤 하늘이 너무 예뻐 힐링이 됐다. 또 다같이 고생하다 보니까 팀원들끼리 더 끈끈해졌다"고 회상했다.

힘들었던 만큼 보람된 현장이기도 했다. 권유리는 "'보쌈'이라는 작품을 만나 기뻤다. 수경이라는 캐릭터가 주어진 운명에 굴복하지 않는다. 점차 능동적으로 변화하고 성장 과정을 담았다. 권유리라는 인간으로서 배우고 또 본받고 싶다. 저 역시 성장할 수 있었던 계기였다. 수경을 연기하면서 저의 시각도 함께 넓어졌다"고 되새겼다.

소녀시대 겸 배우 권유리가 '보쌈' 종영 인터뷰를 진행했다. SM 제공

소녀시대 겸 배우 권유리가 '보쌈' 종영 인터뷰를 진행했다. SM 제공

"'황진이', '다모' 해보고 싶어요"

뿐만 아니라 권유리는 '보쌈'을 통해 처음 접한 사극의 매력에 푹 빠졌다. 그는 "사극에서만 느끼는 몰입감이 더 있다. 헤어 메이크업 분장 이상의 도움을 받았다. 또 궁궐, 가마 등 배경 요소들이 배우에게 훨씬 몰입감을 줄 수 있다. 극중 절벽 위에서 죽겠다는 마음을 먹고 뛰어들기 직전 통곡하는 장면이 있다. 그때 입고 있던 소복 치마가 휘날리면서 사극의 묘미를 알게 됐다. 사건의 크기도 드라마틱하다"면서 "예전에 봤던 드라마 '황진이'를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가진 적이 있었다. 당시 춤과 노래를 할 수 있는 캐릭터기에 제 가수로서의 활동 경험이 도움 될 거라 생각했다. 또 '다모' 하지원 등이 있다. 나중에 도전을 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진중한 역할인 만큼 권유리는 안정적인 연기 톤을 잡기 위해 고심했다. 처음으로 사극을 접하기도 했지만 가장 먼저 필요한 것은 캐릭터를 이해하기 위한 과정이었다. 이에 권유리는 수경의 서사를 탄탄하게 만들기 위해 인물의 사연과 감정을 구체적으로 이입했다. 또 말을 타고 활을 쏘는 장면을 소화하는 것은 결코 쉽지 않았으리라는 생각으로 이어졌다. 그러나 권유리는 이미 승마를 배워놓았다면서 "가수 활동을 하면서 언젠가 사극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온다면 기본적인 요소가 될 테니 승마를 취미로 배웠다. 그 덕분에 승마를 할 때 두려움 없이 탔다. 실제로는 활을 쏴 본 적 없지만 소녀시대 노래 '훗'의 안무가 활쏘기 연기에 도움이 됐다"고 크게 웃기도 했다.

권유리는 작품에 녹아들도록 최대한 자신의 색을 덜어냈다. 하얀색 소복을 입었을 때 단아함이 최대한 부각될 수 있도록 무채색 계열의 인물이 됐다. 자신의 이미지를 '한지'로 형상화했다는 권유리는 담백하면서도 묵직하게 스며들었다. 이러한 고민들이 담긴 덕분일까. 시청자 반응은 뜨거웠다. 지난 5월 1일, '보쌈'은 전국 유료가구 기준 3.132%로 스타트를 끊었다. 이는 MBN 역대 드라마 중 최고 시청률 기록이다. 이후 '보쌈'은 4회 만에 시청률 5%대에 입성, 꾸준히 성장 곡선을 그리고 있다. 같은달 16일 방송된 6회 시청률은 6.7%, 최고 8.8%를 나타내며, 4회 연속 자체 최고 기록을 경신 중이다. 그간 꾸준히 드라마로 큰 성과를 이루지 못했던 MBN의 성공 사례로 꼽힌다.

소녀시대 겸 배우 권유리가 '보쌈' 종영 인터뷰를 진행했다. MBN 제공

소녀시대 겸 배우 권유리가 '보쌈' 종영 인터뷰를 진행했다. MBN 제공

"한국만 갖고 있는 한복, 해외 방송 특별한 의미"

'보쌈'은 뜨거운 인기에 힘입어 해외 방영까지 확정했다. 이에 대해 권유리는 "사극이라는 장르고 한국만의 문화를 전파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는 게 특별하다. 그간 제가 했던 작품들과 또 다른 의미다. 한국만이 갖고 있는 것들을 보여줄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 너무 기분이 좋았다. 일단 영상미도 너무 훌륭하다. 한국만이 갖고 있는 한복을 입고 있는 모습을 보여줄 수 있게 됐다"고 자부심을 드러냈다.

이처럼 뜨겁게 올랐던 대중의 반응을 확인했냐는 질문에 "많은 분들의 반응을 한 발자국 떨어져서 여유롭게 지켜봤다. 사전 제작의 장점이다. 본방을 보면서 시청자들의 실시간 반응을 확인했다. 실시간으로 센스 있는 이야기를 하는 것을 즐겼다. 촬영하면서 반응을 본다면 제게 자극이 되기도 하지만 흔들리기도 한다. 이번에는 흔들리지 않고 여유롭게 반응을 확인했다"고 답했다. 특히 소녀시대 멤버들은 실시간으로 권유리의 연기를 모니터링하면서 "이렇게까지 '쪽진머리'가 잘 어울릴 수 있냐", "조선을 인간화했다"는 칭찬을 던졌다는 후문이다.


권유리는 '보쌈'을 마치고 혼자 고민을 갖는 시기를 가졌다. 고민의 주제는 정체성이다. 10대의 어린 나이로 연예계에 입문했고 지금까지 활발하게 활동한 만큼 본인 스스로 꼭 가져야 할 대답이기도 하다.

"제가 태어난 곳은 소녀시대다. 하지만 그곳에서만 머물 수 없다. 다양한 경험을 해보고 표현하는 것이 제 인생의 과정이다. 규정지어 살지 않고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는 결론이 났다. 그게 제 정체성이다. 요즘 고민은 '나라는 사람이 뭘까, 어떤 사람일까'다. 이런 고민들은 작품의 또 다른 캐릭터를 만났을 때 밑거름이 되더라. 대중은 제가 10대에서 30대가 될 때까지 봐주셨다. 앞으로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

그렇다면 권유리를 이렇게 움직이게 하는 원동력은 무엇일까. 이 질문에 권유리는 '대중의 사랑'을 꼽았다. 대중의 피드백을 빨리 받는 직업인만큼 관심과 칭찬이 그를 더욱 자극했다. '보쌈'으로 연기력을 입증 받은 권유리의 최종 목표는 어디일까. 많은 이들이 권유리의 행보를 눈여겨보는 이유다.

우다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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