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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존의 반격… '빅테크 킬러' 美FTC 위원장 기피신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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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존의 반격… '빅테크 킬러' 美FTC 위원장 기피신청

입력
2021.07.01 18:00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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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GM 인수' 심사과정서 배제 요청
"칸 위원장 열린마음 검토 안할 것"
?빅테크 vs 규제당국 '기싸움' 재연

세계적인 전자상거래업체 아마존(왼쪽) 및 이 회사가 인수에 나선 영화 제작사 MGM의 로고를 합성한 모습. 현재 미국 연방거래위원회는 아마존의 MGM 인수 계약이 시장 경쟁을 침해하는지를 검토 중이다. 로이터 연합뉴스

세계적인 전자상거래업체 아마존(왼쪽) 및 이 회사가 인수에 나선 영화 제작사 MGM의 로고를 합성한 모습. 현재 미국 연방거래위원회는 아마존의 MGM 인수 계약이 시장 경쟁을 침해하는지를 검토 중이다. 로이터 연합뉴스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업체 아마존이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의 반(反)독점 제재 움직임에 맞서 반격을 개시했다. 자사의 영화사 인수합병(M&A) 계약 건과 관련, ‘아마존 저승사자’ ‘빅테크 킬러’ 등으로 불리는 독점규제기관 수장을 심사 과정에서 배제해 달라며 기피 신청을 낸 것이다. 해당 인사가 그동안 아마존을 부정적 시각으로 바라본 만큼, 이번 사안도 ‘공정하게’ 평가하지 않을 것이라는 게 반발 이유다. 바이든 정부가 연일 내놓는 ‘반독점 견제구’에 정보기술(IT) 공룡기업들도 정면으로 ‘맞불’을 놓음에 따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집권 시절 심화했던 규제당국과 빅테크 간 기싸움이 재연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과 블룸버그통신은 아마존이 리나 칸 연방거래위원회(FTC) 위원장에 대해 기피 신청을 했다고 보도했다. 미 행정부에서 반독점법 관할권은 한국의 공정거래위원회 격인 FTC와 법무부, 이렇게 두 개 부처에서 행사한다. 아마존의 경우, 칸 위원장이 이끄는 FTC가 맡는 것으로 교통정리가 된 상태다.

현재 FTC에 걸려 있는 아마존의 현안은 할리우드 대형 영화사인 MGM 인수 계약이다. FTC는 아마존의 MGM 인수가 시장경쟁을 침해하는지 심사 중인데, 바로 이 과정에 칸 위원장이 참여하지 못 하도록 해 달라는 게 이번 기피 신청의 골자다. 아마존은 25쪽 분량 신청서에서 “칸 위원장은 오랜 기간 반복적으로 아마존의 반독점법 위반을 주장했다”며 “그가 열린 마음으로 (MGM 인수 건을) 검토한다고 보기 힘들 것”이라고 주장했다. 합리적·객관적 심사를 기대할 수 없다는 얘기다.


리나 칸 연방거래위원회(FTC) 위원장이 지난 4월 워싱턴 상원 인준 청문회에서 답변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리나 칸 연방거래위원회(FTC) 위원장이 지난 4월 워싱턴 상원 인준 청문회에서 답변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실제 칸 위원장은 그간 아마존을 포함해 구글, 페이스북 등 빅테크 기업의 독점 문제에 비판적이었다. 2017년 로스쿨 졸업논문 제목이 ‘아마존 반독점 역설’이었을 정도다. 논문에서 그는 “기업이 시장을 독점해도 상품가격에만 영향이 없다면 독점규제에 저촉되지 않는다고 보는 현행 법은 거대 IT 기업을 규제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주장했다.

아마존의 기피 신청은 바이든 행정부가 플랫폼 업계 압박 수위를 날로 높여가는 가운데 취해진 터라 더욱 주목된다. 앞서 백악관은 IT 공룡 비판론자들을 잇따라 각종 규제기관 수장에 앉혔고, 전날엔 하원 법사위원회가 △빅테크의 경쟁기업 인수 심사 강화 △시장지배력을 이용한 타 분야 진출 금지 내용 등이 담긴 법안을 가결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이르면 이번 주 내에 IT 기업의 독점행위 규제를 골자로 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할 것’이라는 언론 보도(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도 나왔다.

그런데 이번에는 규제 대상 회사가 사실상 ‘갑’의 위치에 있는 규제 당국 수장을 향해 불편한 기색을 노골적으로 드러내며 ‘보이콧’을 하고 나선 셈이다. 지난달 28일엔 연방법원이 FTC가 제기한 반독점 소송에서 페이스북 손을 들어주며 빅테크 기업에 힘을 실어주기도 했다. 일간 워싱턴포스트는 “빅테크를 해체하기 위한 (정부의) 전투는 이제 막 시작됐다”면서도 “그러나 거대 IT 회사들은 싸우지 않고는 절대 무너지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허경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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