前 국민대 음대 교수 2명, 폭행 등 혐의로 재판에
횡령, 강제추행까지 저질렀는데 1심 집행유예형
法, "벌금형 외 형사처벌 전력 없다"
게티이미지뱅크
제자들을 골프채로 때리는 등 상습적으로 폭행하고, 성추행과 횡령까지 저지른 전 국민대 음대 교수들에게 집행유예형이 확정됐다. 벌금형 이상의 형사처벌 전력이 없다는 게 실형을 선고하지 않은 이유였다.
대법원 2부(주심 민유숙 대법관)는 상해, 업무방해, 특수폭행, 횡령 등 혐의로 기소된 전직 교수 김모(59)씨에게 징역 1년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하고 80시간의 폭력치료강의 수강을 명령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1일 밝혔다. 폭행, 강제추행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씨의 전직 동료 교수 조모(47)씨에게는 징역 6월, 집행유예 2년 및 각각 40시간의 폭력·성폭력치료강의 수강 명령이 확정됐다.
이들은 훈육이나 지도를 핑계로 제자들을 상습적으로 폭행해온 것으로 조사됐다. 김씨는 2015년 11월 국민대 음대 합주실에서 "후배들을 제대로 관리하지 않는다"며 학생 5명을 엎드리게 한 후 86㎝ 아이언 골프채로 엉덩이를 5~7회 때렸다. 세미나나 술자리에서는 별다른 이유 없이 학생들에게 음식을 던지고 허벅지를 꼬집거나, 땅에 머리를 박게 한 뒤 옆구리를 걷어차기 일쑤였다. 김씨는 정기연주회 개최 명목으로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한국문화예술위원회로부터 받은 보조금 1억 9,000여만원을 5년간 횡령해 사적 용도로 쓴 혐의도 받았다.
조씨 역시 주점에서 수 차례 제자들을 폭행했다. 머리를 때리거나 볼을 꼬집는 건 물론 손으로 허벅지를 주무르고 얼굴을 가까이 가져다 대면서 "남자친구와 진도 어디까지 나갔냐", "나는 남자로서 어떠냐" 등의 추행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김씨는 이 같은 행동을 "학생들의 미래를 위해서였다"고 해명했다. 재판 과정에서 "아이언 골프채는 위험한 물건이 아니다"라거나 "학생들의 미래와 학교 발전을 위해 한 정당행위다"라는 등의 주장을 내놨다. 조씨 역시 "젊은 학생들의 행동이나 말투가 재미있어서 친근감을 표시한 것"이라며 폭행, 강제추행 혐의를 완강히 부인했다.
법원은 이들에 대해 죄는 인정하되 실형까지 선고하지는 않았다. 1심은 "피고인들의 폭행범행의 구체적인 내용이나 범행의 횟수, 피해자들의 수 등을 고려하면 죄질이 가볍지 않다"면서도 횡령한 돈을 모두 반환하고 형사처벌을 받은 전력이 없는 초범이라는 이유로 집행유예형을 내렸다. 폭행에 대해선 "피해자들에 대한 가해 의도를 갖고 저질렀다고 보기 어렵다"는 판단도 내렸다. 조씨 역시 벌금형 외에는 전과가 없다는 이유로 실형을 면할 수 있었다. 게다가 2심은 일부 혐의가 무죄로 판단된다면서 감형을 결정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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