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개봉하는 마블 새 영화 '블랙 위도우'

영화 '블랙 위도우'.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제공
블랙 위도우는 마블의 세계에서 이색적인 캐릭터다. 신기한 초능력을 지니지도 않았고 첨단 무기를 뽐내며 활약하는 것도 아니다. 2010년 ‘아이언맨2’에 처음 등장해 ‘어벤져스: 엔드게임’(2019)까지 10년간 7편의 마블 영화에 나오면서도 그간 단독 주인공 영화가 없었던 이유였을까. 이유야 어쨌든 ‘블랙 위도우’는 오랜 기다림을 보상해줄 만한 영화다.
7일 개봉하는 ‘블랙 위도우’(감독 케이트 쇼틀랜드)는 팬데믹 이후 개봉하는 첫 번째 마블 영화이고 올 상반기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디즈니플러스를 통해 공개된 ‘완다비전’과 ‘팰콘 앤드 윈터솔져’ ‘로키’에 이어 마블 4기, 즉 ‘페이즈 4’의 시작을 알리는 영화다. 앞서 ‘어벤져스: 엔드게임’에서 사망한 것으로 그려진 블랙 위도우를 떠나보내고 그를 대신할 만한 새로운 여성 캐릭터를 소개하는 작품이기도 하다.
영화는 1995년으로 돌아가 러시아 스파이 출신인 ‘블랙 위도우’ 나타샤 로마노프(스칼릿 조핸슨)가 어떻게 인간병기로 만들어졌는지 설명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어린 시절 미국 오하이오에서 평화로운 나날을 보내던 나타샤는 갑자기 가족과 쿠바로 탈출하게 된다. 그러나 부모와 여동생은 모두 혈연관계가 없는 러시아 위장 가족이었고, 나타샤와 동생 엘레나는 쿠바로 가서 비밀병기로 키워진다. 영화는 이후 ‘캡틴 아메리카: 시빌워’(2016)와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2018) 사이의 시기로 넘어와 나타샤가 자신의 과거와 연결된 ‘레드룸’ 프로젝트의 음모와 싸우는 과정을 그린다.
‘블랙 위도우’는 단일 캐릭터를 주인공으로 한 영화여서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MCU)를 잘 모르더라도 즐기는 데 별 지장이 없다. 물론 블랙 위도우가 ‘인피니티 워’에서 입었던 조끼의 출처가 드러나는 등 MCU와 친숙할수록 흥미 있게 볼 만한 요소도 적지 않다.
어벤져스 멤버들 중 평범한 인간에 가까운 캐릭터여서인지 ‘블랙 위도우’는 마블의 기존 슈퍼히어로 액션 영화와 달리 1970년대 스파이 영화와 닮았다. 굳이 비교하자면 마블 영화 중 최고작으로 꼽히는 ‘캡틴 아메리카: 윈터 솔져’(2014)와 비슷한 색채랄까. 곳곳에 화려하고 요란한 액션 장면이 있고 종종 유머러스한 캐릭터와 대사가 분위기를 풀어주지만 전체적으론 어두운 정서가 이어진다. 마블의 대작들에 비하면 소품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작품의 완성도나 오락적 요소는 크게 흠잡을 데 없는데, 그렇다고 '어벤져스: 엔드게임' ‘캡틴 아메리카: 윈터 솔져’ ‘아이언맨’ 같은 대표작 정도의 수준을 기대하면 곤란하다.
‘블랙 위도우’는 솔로 영화 한 편 없이 10년간 활약해온 블랙 위도우의 팬들을 위한 선물인 동시에 앞으로 페이즈4에서 활약할 나타샤의 동생 엘레나(플로렌스 퓨)를 소개하는 무대이기도 하다. 영화는 세계를 위험에 빠트리는 레드룸 프로젝트와 대결 구도에 주로 초점을 맞추는 한편 20년 만에 다시 만난 유사 가족 이야기를 흥미롭게 풀어낸다.
MCU의 24번째 영화인 ‘블랙 위도우’는 애초 지난해 5월 개봉 예정이었으나 코로나19로 개봉이 연기되면서 1년여 만에 전 세계 극장가를 찾는다. 오랜 기다림 때문인지 국내 팬들의 반응은 뜨겁다. 개봉이 1주일 남았는데도 30일까지 8만 명에 가까운 예매를 기록했다. '블랙 위도우'의 지각 개봉에 이어 마블은 ‘샹치와 텐 링즈의 전설’ ‘이터널스’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까지 올해만 3편의 영화를 더 내놓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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