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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방차 운전하는 마곡사 스님들… "천년고찰은 우리가 지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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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방차 운전하는 마곡사 스님들… "천년고찰은 우리가 지킨다"

입력
2021.06.30 08:10
수정
2021.06.30 16:57
23면
0 0

공주소방서 의용소방대연합회 소방차 기증
스님들 자위소방대 조직, 화재 시 초기 진화 담당

마곡사 소방차 기증식 모습(왼쪽부터 강종범 충남소방본부 화재대책과장. 마곡사 원경 스님, 류석만 공주소방서 의용소방대연합회장). 충남도 제공

마곡사 소방차 기증식 모습(왼쪽부터 강종범 충남소방본부 화재대책과장. 마곡사 원경 스님, 류석만 공주소방서 의용소방대연합회장). 충남도 제공


“천년 고찰 유네스코 세계유산 마곡사는 우리가 지킵니다.”

충남 공주의 대한불교조계종 제6교구 본사인 마곡사 스님들이 화마로부터 사찰을 지키는 자위소방대를 구성하고, 화재 발생 시 직접 소방차를 운전하며 현장 진화에 나선다.

지난 29일 류석만 공주소방서 의용소방대연합회장과 마곡사 원경 주지스님은 마곡사 경내에서 소방차 기증식을 가졌다.

소방차 기증은 화재로부터 마곡사를 보호하고 신속한 초기대응체계를 마련하기 위해 이루어졌다.

소방차는 최근까지 공주소방서 사곡면전담의용소방대가 화재현장 출동용으로 사용하던 차량으로 화재는 물론 산불도 진화 가능한 다목적 소방차다.

1톤 크기의 소방차는 공주소방서가 사용하다 내구연한 8년을 채워 폐차 대상이 되자 말끔하게 정비해 화재현장에서 초기대응을 할 수 있도록 마곡사에 전달했다.

공주소방서는 마곡사에 소방호스와 소화기는 물론 2명이 짝을 이뤄 화재를 진압할 수 있도록 방화복과 개인보호장비 등 11종 40점의 소방장비도 함께 전달했다.

소방차 기증에 맞춰 스님과 사찰에 근무하는 직원 등 21명으로 구성되어 있는 '자위소방대원'들은 소방차 운용법을 배웠다.

소방차의 효율적인 운용을 위해 경내와 주변 화재 시 운전을 할 수 있는 스님과 직원이면 누구나 직접 몰고 출동해 화재를 진압하기 위해서다.

공주소방서는 화재진압 능력을 높이기 위해 자위소방대원에게 소방차 조작 및 화재진압 장비조작 훈련도 진행했다. 소방교육은 다음 달 1일까지 이어질 예정이다.

소방훈련을 마친 마곡사 주지 원경 스님이 소방차 살수시범을 보이고 있다. 충남도 제공

소방훈련을 마친 마곡사 주지 원경 스님이 소방차 살수시범을 보이고 있다. 충남도 제공


소방차를 보유하게 된 마곡사는 경내에 차고지를 마련하고 비상상황 시 즉시 출동이 가능한 소방시스템을 구축했다.

소방차가 상주함에 따라 화재 발생 시 18㎞ 떨어진 곳에서 소방차가 출동, 화재 현장까지 최소 20분 걸리는 진압개시 시간이 1분 이내로 단축됐다.

이에 따라 목조로 이루어진 사찰 건물 특성상 화재발생 이후 20분이면 전소에 가까운 피해를 낼 수 있는 상황을 초기에 차단할 수 있게 됐다.

마곡사 주지 원경 스님은 “소방차를 기증해 준 공주소방서 의용소방대연합회에 감사 드린다”며 “세계유산 마곡사를 화재로부터 지키는 데 소홀함이 없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640년 고승 자장율사가 창건한 마곡사는 영산전 등 보물 7점과 유형문화재 8점 등 21점의 문화재를 보유한 국내 대표 사찰 중 한 곳이다. 2018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됐다.

공주= 이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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