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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억짜리 작품 보러 오세요” 앞다퉈 미술품 끌어안는 백화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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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억짜리 작품 보러 오세요” 앞다퉈 미술품 끌어안는 백화점들

입력
2021.06.29 21:00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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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의 호황’ 미술품 시장에 백화점도 출사표
오픈갤러리·VIP 전용관·매장 곳곳에 배치
롯데百, 이우환, 박서보, 김창열 등 60여 점 출품
갤러리아百, 첫날 마이클 스코긴스 작품 11점 팔려
신세계百, 3층 리뉴얼 후 매장 곳곳에 전시도

29일 서울 중구 롯데백화점 에비뉴엘에 구사마 야요이 작가의 작품이 전시돼 있다. 롯데백화점은 전시 및 상시판매를 겸한 '원 마스터피스- 나의 두 번째 아트컬렉션’을 진행 중이다. 뉴스1

29일 서울 중구 롯데백화점 에비뉴엘에 구사마 야요이 작가의 작품이 전시돼 있다. 롯데백화점은 전시 및 상시판매를 겸한 '원 마스터피스- 나의 두 번째 아트컬렉션’을 진행 중이다. 뉴스1

올해 미술품 시장이 제2의 호황을 누리는 가운데 백화점 업계도 속속 ‘아트 비즈니스’에 출사표를 던지고 있다. 그동안 전용관에서 구매금액 상위 1% 이내의 VIP 고객에게만 제공하던 예술품 전시를 일반 고객으로 확대하고, 쇼핑 공간 곳곳에 작품을 전시해 미술관에 온 듯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게 한 것이다.

미술품 호황에다 덤으로 고급스러움까지

29일 유통업계와 미술계에 따르면 국내 미술품 시장은 금융위기 이후 최대 호황기에 접어들었다. 코로나19로 해외시장 접근이 제한되고 시중에 풀린 유동자금이 미술품 시장으로 쏠리면서 예술품 경매 낙찰률은 최고치를 기록 중이다. 최고가에 낙찰되는 작품이 늘며 갤러리도 역대급 판매 실적을 보이고 있다.

백화점업계도 이에 맞춰 잇따라 매장을 전시와 판매공간으로 재구성했다. 롯데백화점은 프리미엄 판매전 ‘제1회 아트 롯데’를 열어 이우환의 ‘동풍(1983년)’, ‘다이얼로그 시리즈’, 박서보의 ‘묘법시리즈’, 김창열의 ‘물방울’ 등 이른바 대가들의 마스터피스로 불리는 작품 60여 점을 출품한다. 단지 여러 작가의 작품을 한데 모은 게 아니라 작가별 예술 성향과 흐름을 볼 수 있도록 했다는 게 롯데백화점의 설명이다. 한국 추상화의 거장으로 불리는 이우환의 ‘동풍’ 시리즈 1984년 작품은 2019년 서울옥션 홍콩 경매에서 최고가인 20억7,000만 원에 팔리기도 했다.

그동안 전시 중심으로 운영된 백화점 갤러리는 전시는 물론 상시 판매 공간으로 변신했다. 8월부터는 백화점 애플리케이션(앱) 내 온라인 갤러리관을 마련해 금액대별·테마별 비대면 상담과 구입도 할 수 있다. 롯데백화점은 이 같은 프리미엄 판매전을 연 2회 정례화하기 위해 갤러리 전담 조직을 새롭게 구성하고 연내 전문 인력도 추가로 채용할 계획이다.

‘원 마스터피스-나의 두 번째 아트컬렉션’전(展)은 이날부터 8월 23일까지 본점 에비뉴엘 지하1~4층에서, 내달 1일부터 25일까지는 잠실점 에비뉴엘 6층 아트홀에서 열린다.

갤러리아백화점을 찾은 고객이 '마이클 스코긴스' 작품을 감상하고 있다. 갤러리아 백화점 제공

갤러리아백화점을 찾은 고객이 '마이클 스코긴스' 작품을 감상하고 있다. 갤러리아 백화점 제공


미술품 대중화에 백화점이 미술관으로

백화점의 변신은 미술품이 대중화하면서 수요가 늘어난 현상을 고스란히 반영한다. 예술품 소장이 주로 ‘투자'의 개념으로 여겨지던 과거와 달리 요즘은 컬렉터의 범위가 한층 넓어지고 젊어졌다. 특히 MZ세대 사이에선 ‘미린이(미술품+어린이)’나 ‘컬린이(컬렉션+어린이)’라는 줄임말이 생길 정도로 미술품이 자신의 취향을 과시하는 수단이 됐다.

대표적인 사례가 지난달 갤러리아백화점이 마련한 미국 현대미술 작가 ‘마이클 스코긴스(Michael Scoggins)전'이다. 명품관 전체를 미술관으로 꾸미고 걸어둔 작품 12점은 오픈 첫날 11점이 팔렸다. 한 점당 3,000만 원 이상의 고가이지만 뉴욕현대미술관(MoMA)이나 해머뮤지엄 등에서나 볼 수 있던 작품을 다른 사람에게 뺏길 새라 예약이 폭주했다.

코로나19 이후 작업을 못하게 되면서 느낀 일상의 변화에서 영감을 얻은 작가가 20년 동안 사용하지 않던 물감을 사용한 점과 함께 수십 년 뒤 작가 사후에 소장가치가 기하급수적으로 뛸 수 있다는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갤러리아백화점 관계자는 “예전에는 소수의 VIP만 향유했다면 최근엔 예술작품 수요가 대중화되고 있다”며 “MZ세대도 인테리어 등 소장 목적으로 30만~300만 원대 고화질 포스터 등을 많이 구입한다”고 설명했다.


한 고객이 자녀와 함께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옥상정원에 전시된 신채훈 작가의 작품을 감상하고 있다. 신세계백화점 제공

한 고객이 자녀와 함께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옥상정원에 전시된 신채훈 작가의 작품을 감상하고 있다. 신세계백화점 제공


신세계백화점도 이달 27일까지 강남점 11층 옥상정원과 백화점 앱에서 신진 예술가를 소개하는 ‘이머징 아티스트 위드 신세계(Emerging Artist with Shinsegae)’를 진행했다. 지난해엔 강남점 3층을 리뉴얼한 뒤 매장 곳곳에 예술품을 전시·판매하는 공간을 만들어 해당 층 매출을 30% 이상 끌어올리기도 했다. 현재는 데이비드 호크니와 줄리안 오피, 알렉스 카츠, 마크 스완슨, 차규선, 김강용, 서유라 등의 작품을 강남점 아트 스페이스에서 전시·판매하고 있다.

박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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