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호용 대마초 소비·생산 금지법, 위헌"
'대마초 합법화 법안' 의회 통과 길 열어
멕시코 멕시코시티의 대법원 앞에서 28일 한 남성이 마리화나를 피우고 있다. 멕시코시티=EPA 연합뉴스
멕시코 대법원이 의회에 묶여 있던 기호용 대마초(마리화나) 합법화 법안 통과의 문을 열어젖혔다. 기호용 대마초를 소비하고 집에서 재배도 할 수 있도록 허가한 것이다.
멕시코 대법원은 28일(현지시간) 기호용 대마초 소비와 가정 재배를 금지한 일반보건법 조항에 대해 위헌 판결을 내렸다. 이로써 성인은 보건국 허가를 받아 가정에서 대마초를 재배하고 소비할 수 있게 됐다. 다만 5g 이상의 마리화나를 소지하거나 이를 파는 행위에 대한 형사 처벌은 유지된다. 아르투로 살디바르 멕시코 대법원장은 대법관 11명 중 8명의 찬성으로 이 같은 결정이 내려졌다며 "오늘은 자유와 관련해 역사적인 날"이라고 밝혔다.
멕시코에서는 2015년 대법원이 개인의 기호용 대마초 소지와 재배를 위한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이면서 합법화 논의가 본격화했다. 이후 2017년 대법원은 의회에 합법적 대마초 시장을 만들기 위한 법률 입안을 명령했고, 올해 3월 관련 법안이 하원을 통과했다. 1인당 28g까지 대마초를 소지할 수 있고 개인 소비 목적으로 집에서 최대 6개까지 대마초를 재배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다.
하지만 이후 상원 표결 지연으로 대법원이 제시한 법제화 시한(4월)이 지나 버렸다. 법안 내용의 기술적 수정이 필요하다는 의견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까지 겹친 탓이다.
합법화 지지자들은 대마초 산업 제도화로 마약 관련 범죄 감소도 기대하고 있다. 다만 대마초가 더는 마약 범죄조직의 '주력 상품'이 아니라, 그 여파는 미미할 것이라는 반론도 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전문가를 인용해 "여전히 보건국 허가를 받기 위해 신청하는 과정에서 장벽에 부딪힐 여지가 있다"고 전했다. 기호용 대마초를 합법화한 곳으로는 우루과이와 캐나다, 미국 일부 주(州)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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