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자 딸, 라디오 인터뷰
"모친이 반말 대응했다는 고객 해명 말 안 돼"
"쿠팡 대책 다른 플랫폼은 시행 중... 실효성 의문"
"운영 중인 가게 2곳 중 한 곳은 정리하려 내놔"
김밥가게 주인이 새우튀김 환불을 요구하는 고객과 배달앱 업체의 압박으로 쓰러져 사망한 이른바 '새우튀김 갑질' 사건의 유족 A씨는 "고인이 되신 어머니께 할 말은 없는지, 고객의 사과를 바란다"고 말했다.
피해자인 A씨는 28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해당 고객이) 따로 전화나 연락해온 건 없다"며 이 같은 입장을 밝혔다.
A씨는 최근 "운영하던 가게 2곳 중 한 곳을 정리하려 내놨다"고 근황을 전하면서 '죄송하다고 했으면 넘어갈 일을 음식점주가 불성실하고 반말로 이야기해서 일이 커졌다, 억울하다'는 취지의 고객 해명을 반박했다.
A씨는 "상식적으로 가맹점주가 먼저 손님에게 반말하진 않는다"며 "애초 말이 안 되는 환불을 요구하며 소리지르고, 입에 담긴 힘든 폭언과 심지어 부모 욕을 하는데 그걸 듣고 괜찮은 사람이 어디 있겠냐"고 항변했다.
이어 "그렇다고 바로 맞대응하지도 않았지만, (어머니가) 정신적 스트레스가 심해 결국 손님이 원하시는 대로 진심으로 죄송하다고 사과드렸고, 그 시각 현장에서 같이 일하던 직원이 옆에서 분명 듣고 계셨다. 전액 환불도 해드렸다"고 주장했다.
다만 그는 환불고객의 2차 피해도 걱정했다. 그는 "언론보도 후 기사가 급속도로 퍼지고 환불고객을 비난하는 댓글이 엄청 퍼지는 걸 알게 됐다"며 "내가 그 고객이라면 이런 댓글을 보고 어떤 생각을 할까 우려돼, 그분을 위해서라도 잘 마무리가 돼야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쿠팡의 몰랐다는 주장 이해 안 돼...사과도 형식적"
A씨는 쿠팡이츠의 사과도 형식적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사건 보도 이후 전국가맹주협의회랑 참여연대가 쿠팡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하는 날 쿠팡이츠 측이 가게로 찾아왔다"며 "어머니가 돌아가신 지 3주가 넘었고, 그 전까지 한마디 사과나 연락도 없었는데 그때서야 형식상으로 사과하는 게 느껴졌다"고 말했다.
A씨는 쿠팡이츠의 몰랐다는 해명도 이해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A씨는 "(쿠팡이츠는) 환불을 해줄 건지만 계속 물었고 (어머니는) 억울하지만 환불해주기로 했다"며 "억울한 마음을 전달하다 어머니가 쓰러져 의식불명인 상태라고 말씀하는데도 직원은 듣지 않은 채 지속적으로 고객에게 사과하고, 주의하라고 했다"고 답답해 했다.
이어 그는 "아무리 매뉴얼대로 한다지만 너무하다는 생각이 들어, 어머니가 쓰러지고서 녹취록 요청하던 중 쿠팡이츠 상담사는 상부에 보고한다고 했었다"며 "2주 넘게 지나고 기다리다 또다시 항의했지만 이후에 녹취록은 받지 못하고 전화를 통해 상담사가 들려줬다"고 설명했다.
실무자가 상부에 보고하는 과정에서 쿠팡이츠도 해당 내용을 충분히 파악하고 있었을 거란 얘기다.
"쿠팡 대책 현실성 낮아...별점·리뷰가 자영업자 어렵게 해"
특히 쿠팡이츠가 내놓은 대책에 대해 "현실성이 낮다"고 비판했다. A씨는 "중요한 내용이 부족해 보였고, 이미 다른 플랫폼은 몇 가지 실행 중인 대책이기도 하다"며 "그래서 실제로 전부 실행되더라도 저희 어머니와 같은 희생이 또 발생할 것 같다"고 말했다.
쿠팡이츠는 해당 사건 이후 ①점주 보호 전담조직을 만들고 전담 상담사 배치 ②악성리뷰에 점주가 직접 댓글을 달아 해명할 수 있는 기능 도입 ③악성리뷰가 노출되지 않게 신고 절차 개선 등의 대책을 내놓았다.
A씨는 "쿠팡이츠로부터 진심 어린 사과를 공식적이고 공개적인 곳에서, 저희 어머니와 같은 피해자가 또 발생하지 않도록 여러 제도를 보여주셨으면 (좋겠다)"며 "가장 큰 문제점은 별점과 리뷰로, 코로나 사태로 하루하루 힘들게 사는 자영업자들은 그 별점과 리뷰에 하루 종일 관심과 신경을 쓰는 게 어렵다"고 강조했다.
"새우튀김 사건 퀴즈 '불쾌'"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상품을 내걸고 해당 사건을 소재로 한 퀴즈를 출제한 점에 대해서도 "매우 불쾌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상식적으로 생각하고 행동하셨으면 있을 수 없었던 일"이라며 "(해당 프로그램에서) 연락해온 적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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