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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삼성 빅딜, 누가 승자였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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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삼성 빅딜, 누가 승자였을까

입력
2021.06.29 04:30
수정
2021.06.29 08:04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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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산, 화학 4개사 빅딜 6년 만에 마무리
전문가들에게 손익계산서를 물어보니

충남 서산시 대산읍 한화토탈 내 폴리프로필렌 공장. 한화토탈 제공

충남 서산시 대산읍 한화토탈 내 폴리프로필렌 공장. 한화토탈 제공

한화와 삼성그룹 간 방위산업·화학계열 4개사 ‘빅딜’은 ‘선택과 집중’을 필요로 했던 양사 모두에 득이 됐단 평가 속에 6년 만에 마무리됐다. 2015년 빅딜 성사 이후 한화는 한화종합화학 성장과 함께 그룹 전체의 외형을 키우고 ‘방산 공룡’으로 거듭난 한편, 전자부문에 집중하게 된 삼성도 주목할 만한 성과를 가져오면서다. 전문가들은 양사의 주력 사업이 자칫 독주 체제로 빠질 가능성에 대비한 대응책 마련도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6년 전 ‘빅딜’ 잔여 지분 인수로 마무리

28일 재계와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한화종합화학 대주주인 한화에너지와 한화솔루션이 삼성 보유 한화종합화학 잔여 지분 24.1%(삼성물산 20.05%·삼성SDI 4.05%)를 1조 원에 사들이기로 하면서 마무리된 양사 간 빅딜은 결과적으로 ‘윈-윈’으로 작용한 모습이다. 김장원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한화는 이번 잔여 지분 인수를 결정하면서 당장 기업공개(IPO)를 하기보다 기업 가치를 높이는 데 집중할 것으로 보이고, 삼성은 한화로부터 받은 인수대금을 사업 강화에 투입할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2014년 10위였던 재계 순위가 지난해 7위까지 올라선 한화의 위상은 빅딜 이후 크게 달라진 모습이란 게 시장의 평가다. 2015년 4월 한화종합화학과 한화토탈을 출범하며 삼성의 화학계열사(삼성종합화학·삼성토탈)을 품은 데 이어 두 달 뒤엔 한화테크윈과 한화탈레스를 출범, 삼성의 방산계열사 두 곳(삼성테크윈·삼성탈레스)를 인수한 한화는 6년이 지난 현재 화학과 방산업계 대표주자로 거듭났다.

한화-삼성 빅딜 일지. 한화그룹 제공

한화-삼성 빅딜 일지. 한화그룹 제공


‘시너지 폭발’ 빅딜 이후 위상 달라진 한화

2014년 당시 자본금 1조8,080억 원에, 41억 원의 영업 적자였던 한화종합화학은 지난해 자본금 3조3,933억 원에, 영업이익 375억 원을 기록하면서 안정적 궤도에 올라섰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옛 한화테크윈), 한화시스템 등 방산산업도 빅딜 이후 기존 사업과의 ‘시너지 효과’에 글로벌 방산시장 공략에 집중하면서 지난해까지 꾸준한 성장을 거듭했다. 2015년 596억 원 적자였던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빅딜 이듬해부터 꾸준히 흑자를 냈고, 지난해엔 2,439억 원의 영업이익을 가져왔다. 빅딜 이후, 연간 최대 실적이다.

이번 결정으로 한화는 아직까지 ‘굴뚝 산업’이란 평가를 받아 온 한화종합화학의 상장 작업을 일단 멈췄다. 한화그룹 관계자는 “상장을 서두르기보다 신규 사업이 좀 더 무르익은 뒤 평가받겠단 판단이었다”고 말했다. 현금창출원(캐시카우) 역할을 담당한 한화토탈이 건재한 만큼, 설익은 기업가치 평가를 받기보단 수소혼소와 수소유통, 친환경 케미칼 제품 개발 등 신사업 투자에 집중해 기업가치가 성장한 이후 상장을 검토하겠단 얘기다.


서울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직원들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뉴스1

서울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직원들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뉴스1


내준 사업 승승장구에...삼성은 배 안 아플까

삼성그룹 또한 한화와 빅딜로 플러스 효과를 봤다는 게 업계 안팎의 공통된 시각이다. 재계 관계자는 “한화가 삼성에서 방산과 화학을 인수한 이후 성과를 거뒀지만, 매각할 당시에는 그게 돈이 될지 안 될지는 알 수가 없던 상황이었다”며 “고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쓰러진 이후 조직 슬림화가 필요하단 시각도 많았던 상황에서, 매각 이후 삼성전자에 집중해 큰 성과를 얻고 있어 빅딜에 대한 후회나 미련은 없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잔여 지분 매각으로 확보한 실탄의 투입 분야도 관심사다. 이번 매각으로 삼성물산은 약 8,210억 원, 삼성SDI는 1,658억 원을 확보하게 된다. 김동양 NH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삼성은 이번 매각 완료로 불확실성을 해소하고, 재무적으로도 양호해지는 효과를 얻게 됐다”며 “처분 금액을 3년간 분할 수령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당장의 대규모 투자 가능성은 높지 않아 보이지만, 투자재원 확보로 기존 사업 강화 및 신사업 확대가 기대된다”고 했다.

전성인 홍익대 경제학과 교수는 양사의 빅딜 마무리와 함께 각사가 특화 사업에서 주도권을 쥔 점에 주목하고 “경쟁사업자를 부당하게 배제하는 등의 시장지배력 남용행위나 불공정행위를 경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형준 기자
김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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