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선별·보편 논란에 대선주자까지 가세... '안갯속' 5차 재난지원금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선별·보편 논란에 대선주자까지 가세... '안갯속' 5차 재난지원금

입력
2021.06.27 19:00
수정
2021.06.27 20:53
4면
0 0

5차 긴급재난지원금 지급을 둘러싼 논쟁이 점입가경이다. 재난지원금을 소득 하위 80~90%에게만 선별 지급하는 쪽으로 더불어민주당과 정부의 중지가 모아지는가 하더니, 민주당 안에서 ‘전국민 지급’을 주장하는 목소리가 갑자기 분출하고 있다. 여기에 선별이냐 보편이냐를 놓고 대선 이슈로까지 판이 커지면서 당ㆍ정 간 논의가 원점으로 회귀하는 모양새다.

재난지원금 ‘하위 80%’ 가닥에 與 내부 반발 확산

위성곤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4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더불어민주당 정책의견·정치행동 그룹 '더좋은미래' 소속 국회의원들과 함께 기자회견을 열고 재난지원금을 모든 국민에게 지급할 것을 당과 정부에 요구하고 있다. 오대근 기자

위성곤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4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더불어민주당 정책의견·정치행동 그룹 '더좋은미래' 소속 국회의원들과 함께 기자회견을 열고 재난지원금을 모든 국민에게 지급할 것을 당과 정부에 요구하고 있다. 오대근 기자

당초 민주당과 정부는 1인당 25만 원을 주는 재난지원금 지급 범위를 소득 하위 80~90%로 정하는 방안을 검토했다. 보편 지급을 주장하는 민주당과 ‘하위 70%’ 선별 지급을 고수하는 정부 입장을 절충한 결과다. 지원 대상에서 제외되는 상위 10~20%에 대해선 신용카드 사용액 증가분의 10%를 카드포인트로 돌려주는 ‘캐시백’ 혜택을 부여할 경우 사실상 전국민 지급 효과를 낼 거라는 정부 논리에 당 지도부도 공감했다고 한다. 실제 송영길 민주당 대표는 23일 “(선별ㆍ보편 지급의) 갭을 줄이면서 캐시백을 하면 전 국민이 지급대상이 된다”고 했다.

하지만 내부 반발이 불거지면서 상황은 꼬이기 시작했다. 의원 50여명이 참여한 민주당 최대 계파 ‘더좋은미래’는 24일 성명을 통해 “불편과 피해를 감수하며 방역지침을 충실히 따른 국민들에게 보상을 해야 한다”며 보편 지급을 주장했다. 같은 날 이수진(서울 동작을) 의원 등 개혁 성향의 27명 의원들과, ‘경제민주화와 평화통일을 위한 국민연대(민평련)’ 소속 의원 42명 의원들도 각각 '전 국민 재난지원금'을 강조하며 가세했다. 세 성명에 이름을 올린 의원(중복 제외)만 87명으로 전체(162명) 54%에 이른다. 결국 이날 당정은 격론을 거치고도 ‘하위 80%’ 안에 합의하지 못했다. 회의에 참석한 민주당 관계자는 “‘전국민이 아니면 안 된다’는 당내 반발이 거세 원점 재검토로 갈 수밖에 없다”고 했다.

이재명 “기재부 나라냐”, 정세균 “이 나라가 기본소득 실험장인가”

정세균 전 국무총리,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지난달 19일 서울 종로구 인사동 마루아트센터에서 열린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2주기 추모 전시 '사람 사는 세상'에 참석해 대화하고 있다. 뉴시스

정세균 전 국무총리,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지난달 19일 서울 종로구 인사동 마루아트센터에서 열린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2주기 추모 전시 '사람 사는 세상'에 참석해 대화하고 있다. 뉴시스

전선은 더욱 확장되고 있다. 휘발성이 워낙 강한 탓에 대선후보들마저 각자 이해관계에 따라 논쟁에 뛰어든 것이다. 이재명 경기지사는 24일 “(기획재정부는) 지휘권자의 뜻과 다른 판단을 내리는 우를 범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보편적 기본소득’을 간판 공약으로 내건 이 지사 입장에서 전 국민 재난지원금은 포기할 수 없는 카드다. 보편 지급 실험을 통해 기본소득의 효과를 확인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반면 정세균 전 국무총리는 27일 “기본소득을 합리화하려고 무리한 억지를 펴지 말라”며 이 지사를 직격했다. 22일 “피해가 너무 급박해 누구를 선별한 시간도 없다”며 보편 지급에 무게를 뒀던 입장을 닷새 만에 바꾼 것이다. 여권 내 지지율 1위를 달리는 이 지사와 차별화를 꾀해 존재감을 부각하려는 행보로 읽힌다. 다른 대선 주자인 박용진 의원과 양승조 충남지사는 선별,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은 보편 지급에 각각 무게를 두고 있다.

민주당 지도부는 난감한 표정이 역력하다. 전국민 지급을 밀어붙이자니 정부(기재부) 반대가 만만치 않고, 그렇다고 선별 지급안을 확정하자니 내부 역공이 불 보듯 뻔하기 때문이다. 당정은 27일 비공개 고위 당ㆍ정ㆍ청 협의회를 열어 5차 재난지원금 지급 범위에 관한 막판 조율을 시도했다. 송 대표는 이날 언론 인터뷰에서 “(향후) 의원총회를 열어 (당내) 의견을 수렴할 생각”이라며 “정부안이 넘어오면 국회에서 심의 조정하겠다”라고 말했다.

박준석 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