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곳곳에서 '퀴어 퍼레이드'(성소수자 인권 행진)가 벌어지는 '성소수자 자부심의 달'(LGBTQ Pride Month) 6월을 맞아 유명인들의 ‘커밍아웃’이 잇따르고 있다. ‘퍼스트 러브’로 단일 앨범으로는 일본 역대 판매량 1위를 기록한 인기 가수 우타다 히카루가 자신이 ‘논바이너리’라고 밝혔다. 논바이너리는 기존의 젠더 이분법을 뒤엎기 위해 만들어진 개념으로, 남성과 여성 어느 성별로도 정의하지 않는 것을 뜻한다.
27일 일본의 최대 성소수자 대상 웹매거진인 ‘젠쿠시(GENXY)’에 따르면 우타다는 지난 26일 밤 인스타그램 공식계정(@kuma_power) 생방송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애초 이 방송은 자신이 주제곡을 부른 ‘신세기 에반게리온 신극장판’의 안노 히데아키 감독을 게스트로 초청해 대화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대담을 시작하기 전 우타다는 자신의 뒤에 놓인 곰 인형을 가리키며 “다른 스페셜 게스트로 내 친구를 소개합니다. 이름은 ‘쿠마(곰)짱’, 그는 게이입니다”라고 영어로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그러다가 “나는 논 바이너리입니다. 해피 프라이드 먼스(Happy Pride Month)”라고 가볍게 말하면서 커밍아웃했다. 이에 실시간으로 방송을 보고 있던 팬들이 열광했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영상보기)
우타다는 1주일 전에도 인스타그램에서 논 바이너리임을 시사하는 듯한 게시물을 올린 적이 있다. “Miss, Mrs, Mr. 사이에서 골라야 하는 상황이 신물 난다. 내가 결혼을 했는지 안 했는지, 성별이 무엇인지 등에 의해 규정되는 것이 불편하다.” 그러면서 자신은 “미스터리(Mystery)를 뜻하는 Mys로 쓰고 싶다”고 적었다.
최근 배우 엘리엇 페이지가 논 바이너리 커밍아웃을 하는 등 해외에선 같은 사례가 늘고 있다. 이에 일부에선 지원서류나 회원가입 메뉴에 남성·여성 대신 남성·여성·논 바이너리 세 칸을 두는 경우도 생겨났다. 남성 대명사 he, 여성 대명사 she 대신 논 바이너리를 가리키는 대명사로는 they가 쓰이며, 관련 사전에도 등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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