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환자실 병상 점유율 96% 넘는 도시에서 행진
끝나곤 지지자들에게 코로나 봉쇄조치 비판?
거듭되는 독선에 탄핵 움직임 속도 내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이 방역지침을 어기고 지지자들과 함께 오토바이 행진에 나섰다. 최근 첫 델타 변이 사망자가 발생하는 등 브라질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은 아직도 엄중한데, 대통령은 여전히 제대로 된 방역에 나서지 않는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브라질 안에서 커지고 있다.
브라질 매체 G1은 26일(현지시간)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브라질 남부 산타카라니나주(州) 샤페코에서 마스크를 쓰지 않고 오토바이 행진을 했다고 전했다. 행진에 참여한 지지자들도 대부분 마스크를 쓰지 않았고, 사회적 거리두기도 지켜지지 않았다. 산타카타리나주에선 마스크 착용이 의무이며, 실내 마스크 미착용이 적발되면 500헤알(약11만원)의 벌금이 부과된다.
샤페코는 중환자실 병상 점유율이 96%에 달할 정도로 코로나19 상황이 심각한 곳이지만,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개의치 않았다. 주앙 호드리게스 샤페코 시장 역시 방역에 뒷전인 건 마찬가지였다. 말라리아약을 코로나19 치료제로 사용해야 한다는 보우소나루의 비과학적 주장을 옹호해온 호드리게스 시장은 이번 오토바이 행진에도 참여했다.
보우소나루는 행진이 끝난 뒤엔 지지자들을 모아 두고 브라질 상원의 코로나19 국정조사와 주지사들의 봉쇄 조치를 맹비난했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애국심과 희망이 되살아나고 있으며 미래는 우리 모두의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오토바이 행진은 최근 지지율이 떨어진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꺼내든 분위기 반전 카드다. 이미 지난달 23일에는 리우데자네이루, 이달 12일엔 상파울루에서 행진에 나선 바 있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이런 독단적인 행태가 거듭되면서 브라질 안에선 퇴진 촉구 시위와 탄핵 움직임이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달 29일과 이달 19일엔 좌파계열 정당과 시민 · 학생단체, 노동계 등이 참여하는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벌어졌다. 더불어 좌파 · 중도좌파 정당들은 이달 30일 시민단체와 함께 하원의장에게 보우소나루 대통령 탄핵 요구서를 제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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