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경찰청, 의경 선발 마지막 시험 진행
마스크와 비닐장갑 착용한 채 체력 시험
응시생들 "마지막이라 더 간절히 합격 기원"

제378차 의무경찰 모집 시험 응시생들이 25일 서울 중구 서울경찰청 기동본부에서 열린 마지막 선발시험에서 체력검사를 하고 있다. 고영권 기자
"벼랑 끝 시험이라 더 간절합니다."
25일 마지막 의무경찰 선발을 위한 '제378차 의무경찰 모집 시험'이 진행된 서울경찰청 기동본부엔 전에 없던 긴장감이 돌았다. 응시생들은 재도전 기회가 없다는 생각에 젖 먹던 힘까지 짜내 집중력을 발휘하는 모습이었다.
의경 시험은 재수생이 많아 한때 '의경 고시'로 불렸지만, 더 이상 재수 기회가 없다 보니 체력시험을 통과하기 위한 경쟁은 어느 때보다 치열했다. 네 번째 응시한다는 대학생 임재영(23)씨는 "절박한 심정으로 임했다. 시험기간인데도 틈틈이 윗몸일으키기와 팔굽혀펴기 연습을 해왔다"고 말했다.
체력시험 기준은 팔굽혀펴기와 윗몸일으키기를 1분에 각각 20개 이상, 제자리 멀리뛰기는 160㎝를 넘어야 한다. 쉬워 보이지만, 팔굽혀펴기를 할 때 머리부터 발끝까지 일자를 유지해야 하고 정해진 속도로 해야 한다. 시험이 시작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자세 기준을 지키지 못한 탈락자가 여러 명 나왔다. 제자리 멀리뛰기에서 선을 밟아 아쉽게 탈락한 응시생도 있었다.
마지막 의경 모집엔 전국에서 1만336명이 지원해 31.4 대 1의 높은 경쟁률을 보였다. 서울에선 3,893명이 접수해 30명 중 1명 정도만 선발된다. 최근 10년간 평균 14.7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지만, 이번엔 응시생이 더 몰려든 셈이다. 응시생 출석률도 높아졌다. 예년엔 40~45%의 출석률을 보였으나, 이날은 110명 대상자 중 54명(출석률 49%)이 시험을 치렀다. 적성검사는 간단한 문항들로 구성돼 합격 장벽이 높지 않지만, 대다수 응시생들은 종료 시간까지 검사지를 붙들고 있었다.

의무경찰 시험 응시생들이 25일 서울 중구 서울경찰청 기동본부에서 열린 마지막 선발시험에서 팔굽혀펴기를 하고 있다. 응시생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예방을 위해 마스크와 비닐 장갑을 낀 채 시험에 임했다. 고영권 기자
코로나19 방역 지침은 응시생들에겐 예상치 못한 복병으로 작용했다. 체력검사를 할 때도 KF94 마스크와 비닐장갑 착용이 필요해 팔굽혀펴기를 할 때 손이 미끄러지는 경우가 있었다.
경찰청에 따르면 내달 15일까지 각 시·도경찰청 주관으로 의경 모집 시험이 실시된다. 전국에서 329명을 선발할 예정인 가운데, 서울경찰청에선 일반 의경 106명과 특기 의경 24명 등 130명을 선발한다. 최종합격자는 내달 20일 발표되고, 합격자들은 10월과 11월 두 차례에 걸쳐 입영한다. 이들이 제대하는 2023년에는 의경이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
홍석환 서울경찰청 의무경찰계장은 "1982년 11월에 첫 시험을 치른 후 40년간 진행된 의경 시험이 이제 끝을 맺는다"며 "의경 폐지로 인한 업무 공백은 경찰관 기동대를 신설하고 청사 방호 전담 인력을 늘려 대체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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