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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2학기 대면수업 결정했지만... '코로나 학번' 걱정 태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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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2학기 대면수업 결정했지만... '코로나 학번' 걱정 태산

입력
2021.06.25 17:00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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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면수업 안해본 1·2학년 불안 커
"교수님 백신 맞지만 우린 무방비"
수업 운영 대책이 학생 부담 가중

서울대 정문. 한국일보 자료사진

서울대 정문. 한국일보 자료사진

서울대가 국내 대학 최초로 2학기부터 대면 수업 전면 재개를 선언했지만, 정작 학생들 사이에선 기대보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재학생 상당수가 20대 초반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 대상에서 사실상 제외돼 있어, 자칫 학내에서 집단 감염이 발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백신 못 맞고 변이 바이러스 위험까지

'코로나19 학번'인 서울대 20?21학번은 대체로 대면 수업을 걱정하는 분위기다. 최근 델타 변이 바이러스가 '국내 유입 초기' 단계에까지 접어드는 등 감염병 확산세가 예사롭지 않기 때문이다. 서울대 인문대학 2학년인 이모(20)씨는 "올해 하반기에 코로나 상황이 나아질 것이란 예상과 달리, 백신도 통하지 않을 변수가 나타날 수 있으니 대면 전환 방침을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20대 초반이 대부분인 재학생들은 나이 제한으로 3분기(7~9월)에 백신 접종이 가능할 전망이다. 서울대 익명 게시판에서 한 학생은 "장년층인 교수님들은 백신을 맞고 출근하겠지만 학생들은 무방비 상태"라며 "코로나 감염 공포가 클 수밖에 없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밝혔다.

"주말 수업 무리" 두려움 큰 1, 2학년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17일 오후 2학기 대면 수업을 앞둔 서울대 내 중앙도서관에서 다중이용시설 방역 현황을 점검하고 있다. 연합뉴스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17일 오후 2학기 대면 수업을 앞둔 서울대 내 중앙도서관에서 다중이용시설 방역 현황을 점검하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대에서 내놓은 인원 분산 방안도 학생들 입장에선 무리라는 지적이 이어졌다. 서울대가 발표한 '2021년도 2학기 수업 운영안'에 따르면, 학생 분산을 위해 기존에 강의가 없던 점심 시간과 오전 9시 이전, 오후 5시 30분 이후, 그리고 주말에도 수업을 진행한다. 서울대 사회과학대학 1학년인 강모(19)씨는 "주말 수업을 들으려면 아르바이트부터 그만둬야 해 생계에 지장이 생긴다"며 "그런 부담을 감수하면서까지 대면 수업을 진행할 이유는 없다"고 말했다.

입학 후 대면 수업을 해본 적 없어 생기는 막연한 불안감도 있다. 서울대 휴학생인 김모(20)씨는 "1년간 비대면 수업에 익숙해지니 학우와 마주하는 것부터 오프라인 시험까지 두렵다"고 말했다. 서울대 경영대 2학년 A씨는 "학교 행사에서 주축이어야 할 2학년들이 대학생활이 뭔지 잘 모르는 상황"이라며 "비대면 수업이 차라리 마음 편하다는 생각도 든다"고 말했다.

서울대 "대학 경험은 필수... 대비 철저히"

1일 서울대 자연과학대학 앞에 마련된 신속 PCR 검사소에서 학교 관계자들이 검사를 받고 있다. 뉴스1

1일 서울대 자연과학대학 앞에 마련된 신속 PCR 검사소에서 학교 관계자들이 검사를 받고 있다. 뉴스1

이처럼 캠퍼스 안팎의 우려에도 서울대는 '대면 수업 전면 재개'가 부작용보다는 이득이 더 크다는 입장이다. 오세정 서울대 총장은 7일 "지난해와 올해 신입생들은 고등학교 때와 비슷하게 생활하고 있다"며 "이들이 이대로 사회로 진출한다면 지적 공동체에서 받아야 했을 훈련이 부족해지고, 대학도 책임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고 강조했다.

서울대는 불안감 해소를 위해 방역 체계를 한층 강화키로 했다. 서울대 측은 "한두 시간이면 결과가 나오는 신속 PCR(유전자 증폭) 검사소를 적극 활용하고, 대면 수업 참여가 힘들면 대체 수업을 위한 하이브리드 키트를 제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서울대는 이달 말까지 개설 강좌별 수업 운영 계획을 학생들에게 공개할 예정이다.

최은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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