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양국 교회협의회, 온라인 회의 개최
"종전 선언하고 평화협정 체결 위한 협의 개시해 달라"
한미 양국의 교회협의회가 양국 정부에 “한국전쟁에 대한 종전을 선언하고 평화협정 체결을 위한 협의를 개시해 달라”고 촉구했다. 또 대북제재 해제와 함께 인도적 교류와 협력을 재개하는 한편, 당사국들이 함께 군축에 돌입해 신뢰를 회복하고 나아가 한반도의 비핵화를 실현하자고 주장했다.
한국전쟁 발발 71주년을 맞은 25일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와 미국그리스도교협의회(NCCCUSA)가 “화해와 일치의 희망을 일구어 내자”라는 주제로 제7차 한미교회협의회를 온라인 회의로 개최했다. 이날 회의에는 두 단체의 총무인 이홍정 목사와 짐 윙클러 목사를 비롯해 교계 관계자들이 참석했고, 미 국무부의 안젤라 커윈 한국국장이 강연에 나섰다.
한미교회협의회는 다자간 선교 협력을 논의하는 회의로 1970년 처음 개최됐고, 이후 주로 한반도 평화를 위한 선교 활동을 논의해 왔다. 한미교회협의회는 이날 회의에서 공동선언문을 채택하고 양국 정부에 평화를 위한 행동에 나서라고 요구하는 한편, 양국 교회의 공동행동 계획을 밝혔다.
"한미 관계, 군사동맹 틀에 갇혀"
NCCK와 NCCCUSA는 공동선언문에서 "군사주의적이고 반평화적인 한반도의 분단현실이 계속되고 있다"고 지적하고 지난달 21일 워싱턴에서 열린 한미정상회담에 대해서 "성과도 있었지만 크게 실망한 부분도 있었다"고 평가했다. 양국 정상이 대화와 외교로 문제를 해결한다는 원칙을 확인하고 인도적 협력을 확대하기로 합의한 것은 환영하지만 한미 관계를 여전히 군사동맹의 틀에 가둬 뒀다는 주장이다.
"쿼드체제는 신냉전 구도 촉발시키는 발상"
이어 두 단체는 “양국 교회협의회가 줄곧 촉구해 온 종전과 평화협정, 대북 적대정책과 군사훈련 정지, 대북제재 해제에 대한 어떠한 언급도 없이, 오히려 북한이 예민하게 반응하는 인권문제를 제기함으로써 남북·북미관계 개선을 어렵게 만든 것은 용납되지 않는 부분”이라면서 “한국의 탄도미사일 사거리 규제 해제, 한국 군인들에 대한 미군의 백신 지원과 8월 한미군사훈련 부활 암시, 그리고 인도·태평양 쿼드 체제와 대만 해협 등에 대한 언급은 동북아 지역의 군사적 갈등을 고조시키고 북한과 중국, 러시아를 자극해 신냉전구도를 촉발시키는 반평화적인 발상”이라고 밝혔다.
두 단체는 “무엇보다 우리는 이번 한미정상회담을 통해 바이든 대통령이 ‘비핵화를 위한 북한의 가시적 조치가 선행되지 않으면 북미대화는 없다’고 언급한 것은 대화와 외교의 자세가 아니라고 판단한다”면서 “오히려 양 정상은 한미합동군사연습 중지, 군비축소와 같은 선제적이고 적극적인 조치에 합의하고 북미대화, 남북대화의 가능성을 열어두어야 했다”고 주장했다.
"당사국 함께 군축 돌입해야"
한미 정부에 대해서 한미교회협의회는 △한국전쟁 종전 선언과 평화협정 체결을 위한 협의 시작 △신뢰 회복을 위한 모든 당사국이 참여하는 군축 돌입 △대북제재 해제와 인도적 교류와 협력의 재개 △한국을 쿼드 동맹체제에 포함시키려는 시도 중단 등 4개 사항을 요구했다. 이를 위해 양국 교회는 정전협정 70년이 되는 2023년 7월까지 한반도 종전화 캠페인에 동참하는 한편, 군비축소 돌입과 한미연합군사훈련 중지를 요구하는 캠페인을 전개하기로 했다.
커윈 국장 "미국은 군사력 줄여왔다"
이날 미국의 대북정책 기조를 강연한 커윈 국장은 질의응답에서 “연합군사훈련은 북한에게 굉장히 위협적인 훈련일 수밖에 없다”면서도 “한반도에서 군축에 나서지 않는 유일한 곳은 북한”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남쪽에서는 연합군사훈련이 많이 감축되고 줄었지만 북쪽에서는 오히려 새로운 무기를 개발하고, 군사훈련을 전혀 줄이지 않았다"며 "군사비용 또한 전혀 줄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커윈 국장은 “미국 정부는 지난 3년 동안 전 세계적으로 많은 감축을 진행했지만 북한은 아무런 감축도 하지 않고 현재 전력상태 그대로”라면서 “우리가 북한에게 무엇을 줘야 대화를 재개할 수 있을지가 문제”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지난 30~40년 동안 늘 이런 식으로 우리가 북한에 뭘 주면 우리와 대화를 할 것이다, 다른 것을 주면 대화를 할 것이다, 그런 식으로 끌려왔다”고 덧붙였다. 커윈 국장은 “북은 새로운 것을 시도하지 않으면서 자유진영만 끌려오게 했다. 우리는 열려 있고 새로운 시도를 하고자 늘 준비돼 있지만 북한의 지도부는 늘 고착화돼 있다”면서 한미교회협의회 공동선언문과 시각차를 드러냈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