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5세 이상 고령인이 초미세먼지(PM 2.5 이상) 농도가 높은 지역에서 살면 우울증이 생길 위험이 1.5배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이웃과 신뢰가 없는 곳에 거주하면 우울증 발생 위험은 1.8배 커졌다.
박종 조선대 의대 예방의학과 교수팀이 2017년 지역사회건강조사에 참여한 65세 이상 6만7,417명을 대상으로 초미세먼지가 우울증 발생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결과다.
연구 결과(초미세먼지와 노인 우울증의 관련성)는 한국보건정보통계학회지 최근호에 소개됐다.
박 교수팀은 연간 평균 초미세먼지 농도에 따라 지역을 네 그룹으로 나눴다. 연간 평균 초미세먼지 농도가 0∼22g/㎥로 가장 낮으면 1그룹 지역, 26∼36g/㎥로 가장 높으면 4그룹 지역으로 분류했다.
65세 이상 고령인의 우울증 유병률은 5.6%였다. 초미세먼지 농도가 심한 곳에 사는 고령인은 우울증이 생길 위험이 컸다. 1그룹 지역에 사는 고령인 대비 3그룹 지역 거주 고령인의 우울증 발생 위험은 1.7배, 4그룹 지역 거주 고령인은 1.5배였다.
박 교수는 “초미세먼지가 늘어날수록 우울증에 걸릴 위험이 커진다는 연구 결과는 이미 많이 나와 있다”며 “초미세먼지가 인체로 들어가서 염증과 산화 스트레스를 일으키고, 이로 인해 우울증 발생 위험이 커질 수 있다”고 했다.
고령인이 초미세먼지를 들이마시면 이를 몸밖으로 내보내는 기능이 떨어지는 데다 이미 고혈압ㆍ당뇨병ㆍ이상지질혈증 등 다른 기저질환을 앓을 가능성이 높아 초미세먼지 독성에 대한 저항력이 약할 수밖에 없다.
이번 연구에서 걷기 등 활동을 꾸준히 하는 고령인의 우울증 발생 위험은 34% 낮았다.
박 교수는 “걷기 활동은 세로토닌과 엔도르핀의 분비를 촉진해 부정적인 생각을 줄이고 우울 증상을 덜어주는 데 도움이 된다”고 했다.
이웃 간 신뢰가 없는 곳에서 사는 고령인의 우울증 발생 위험은 1.8배 높았다. 이웃과 좋은 관계는 우울증 예방 효과가 있고, 스트레스에 대한 완충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미세먼지는 입자 크기에 따라 인체에 미치는 영향에 차이가 난다. 미세먼지(PM10)는 코점막을 통과해 체내에 흡수되지만, 초미세먼지(PM2.5)는 기도를 통과한다. 일반적으로 미세먼지 크기가 작을수록 건강에 미치는 악영향은 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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