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태양의 후예'에서 특전사 중사 최우근 역을 맡아 시청자들에 눈도장을 찍은 배우 박훈. 그는 '투깝스'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 '해치' '아무도 모른다' 등에 출연하며 필모그래피를 단단히 쌓아왔고 '미드나이트'로 스크린 첫 주연에 도전했다.
오는 30일 티빙에서 공개되는 영화 '미드나이트'는 한밤중 살인을 목격한 청각장애인 경미(진기주)가 두 얼굴을 가진 연쇄살인마 도식(위하준)의 새로운 타겟이 되면서 사투를 벌이는 이야기를 그린 스릴러 영화다. 극 중 박훈은 귀가하지 않는 여동생을 찾아 나서는 보안업체 팀장 종탁 역을 맡아 열연했다.
최근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해 독특한 입담을 과시하며 시청자들에 어필한 그는 극단적 선택으로 세상을 떠난 형과 부모님에 대한 애틋한 마음, 형의 이름을 활동명으로 쓰고 있는 부분 등 다양한 이야기를 풀어놓기도 했다. 본인에겐 큰 아픔을 남긴 일일 테지만 어제 있었던 자그마한 에피소드를 털어놓듯 담담하게 이야기하는 그의 모습이 많은 이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지난 24일 오후 본지와 진행한 인터뷰에서 박훈은 형의 이름을 활동명으로 사용하는 것에 거창한 이유가 있는 건 아니라고 했다. 부모님을 위해서 선택한 일이고, 자신과 비슷한 일을 겪는 이들에게 마음의 작은 위안을 주고 싶은 마음이 컸다.
"제게는 형제지만 부모님께는 자식이잖아요. 저는 (가슴에) 묻어도 부모님은 못 묻더라고요. (형을) 어느 시절 나의 역사에 있었던 친구 같은 사람이라 생각하는데, 부모님은 안되더라고요. 아픈 일이죠. 그래서 부모님께 조금의 위로가 됐으면 좋겠다 생각해서 형 이름으로 배우를 해요. 저라는 사람은 특별하진 않아요. 적당히 허허실실하며 적당히 모자라니까 노력해야 하고 특별하지 않아서 당연히 애를 써야 하는 사람이죠."
나이가 들고 시간이 흐르면서 주변에서 '죽음'을 많이 접하게 된다고 이야기한 그는 "그런 (아픔을 겪은) 분들에게 '잘 회복하고나면 약간 흉터는 남더라도 단단한 굳은살이 생길 수 있다'는 얘길 하고 싶었어요. 시간이 지나면 흉터도 흐려지기도 할테니 같이 잘해보자고 말하고 싶다. 나의 사연이 미화되길 원하지도 않는다"고 강조했다.
영화 '미드나이트'를 촬영할 당시 갑상선 항진증을 앓고 있기도 했던 그다. 하지만 이를 밝히는 것에 대해 매우 조심스러웠다고 했다.
"왜 말을 안 했냐면, 지금은 다 나았으니까 지난 추억으로 말씀드리는 건데 이게 아프다는 표현 자체가 기사를 통해서 과하게 부풀려지거나 그런 느낌으로 와닿는 게 있어요. 현재는 아주 건강한 상태거든요. '미드나이트' 이후에 치료가 다 진행돼서 고난도 작품 액션 소화도 할 수 있고요."
아픈 와중에도 캐릭터를 위해 체중을 증량했던 박훈은 "두 배로 힘들었던 건 사실이지만 제작진이 배려를 많이 해줬다"며 고마움을 표했다. 동료배우 진기주나 위하준도 힘들게 고생하는데 부정적인 기운을 주고 싶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민폐를 끼치고 싶지 않았고 자발적 도전이라 이 악물고 했다"고 회상했다.
그렇게까지 힘들게 체중을 늘린 이유가 뭘까. 그는 "이 작품은 보는 분들에 따라서는 일반적이지 않은 선택의 연속이다. 그렇다 보면 답답함이 쌓이는데 종탁의 액션이 답답함을 해소하고 통쾌한 카타르시스를 준다고 생각한다"며 "다른 작품에서도 액션 연기는 많이 했지만 체중 증량을 해서 액션의 결이 다르게 나오면 좋겠더라. 한 방을 쳐도 묵직하게 맞을 수 있는 게 필요했다. 증량을 해서 강력한 훅을 굵게 쳐야 사람이 시원한 맛이 생긴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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