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독일 기업인 입국 전세기 내달 운항 재개
지난해 코로나에도 독일서 2,800명 들어와
"중국과 냉전 원치 않아" 유화 제스처 잇따라
美, 블링컨 국무 일주일 만에 다시 독일 투입
“독일은 중국과 냉전을 원하지 않는다.”
독일 정치인들이 잇따라 중국에 유화 제스처를 보내고 있다. 내달에는 중국으로 전세기도 띄운다. 유럽을 등에 업고 중국을 옥죄려던 미국의 구상이 독일의 ‘줄타기’ 외교에 흔들릴 조짐이다. 일주일 만에 유럽을 다시 찾은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가장 먼저 독일로 날아가 동맹 단속에 나섰다.
주중 독일 상공회의소는 23일 “7월 셋째 주부터 9월 중순까지 프랑크푸르트를 출발해 칭다오에 도착하는 전세기 운항을 재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에 진출한 독일 기업 직원과 가족, 출장자 등의 원활한 중국 입국을 위한 것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전 중국에 진출한 독일 기업은 5,000여 개에 달한다.
독일은 지난해 5월에도 중국 톈진으로 향하는 루프트한자 전세기를 띄웠다. 코로나19 발병 이후 중국이 유럽 국가에 허용한 최초의 전세기다. 중국은 해외 유입 코로나 감염사례가 늘자 지난해 3월 28일부터 외국 국적자의 입국을 금지했지만 독일에는 두 달 만에 빗장을 열었다. 이후 전세기로 중국에 들어온 독일인은 지난해 2,800명이 넘는다. 당시 옌스 힐데브란트 독일 상공회의소 이사는 “중국과 독일의 경제를 다시 연결하는 중요한 단계”라며 의미를 부여했다.
이처럼 중국은 '유럽의 우군' 독일과 각별한 관계를 유지해왔다. 미국의 ‘중국 때리기’가 극성을 부리고 유럽연합(EU)이 대만과 무역협상 재개를 촉구하며 중국을 압박하지만, 대중 포위망을 조여올수록 독일은 아랑곳없이 중국의 숨통을 틔우는 동아줄 역할을 하고 있다.
독일 정치권이 분위기 조성에 앞장섰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정상들이 14일(현지시간) 중국을 ‘구조적 도전’으로 규정했지만, 앙겔라 메르켈 총리는 다음날 “중국의 위협을 과장해선 안 된다”고 선을 그었다. 아르민 라셰트 독일 기독민주연합 대표는 21일 “미국 대통령이 중국과 신냉전을 원하는지 잘 모르겠다”면서 “하지만 누군가 새로운 전쟁을 시작하길 원한다는 그건 잘못된 것”이라고 못박았다. 중국신문망은 24일 “서구와 중국의 관계를 냉전시절 미소 관계로 보는 건 위험하다”며 “14억의 거대한 시장과 중국의 경제력을 감안할 때 중국을 고립시킬 수 있다는 발상은 터무니없다”고 일갈한 요슈카 피셔 전 독일 부총리 겸 외교장관의 독일 언론 기고문을 그대로 전했다.
애타는 미국은 독일을 돌려세우려 다시 손을 맞잡았다. 앞서 9~16일 조 바이든 대통령의 유럽 순방을 수행한 블링컨 장관을 다시 유럽에 보냈다. 그는 첫 일정으로 23일(현지시간) 독일을 찾아 메르켈 총리를 예방한 자리에서 “미국에 독일보다 더 좋은 친구는 없다”며 “양국은 민주주의 국가들이 전 세계 시민들의 삶을 지킬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줄 책임이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하이코 마스 외교장관과 회담 후 기자회견에서는 “중국을 국제무대에서 쫓아내려는 건 아니지만 인권은 중요하다”고 신장위구르 인권 탄압을 거론하면서 “우리는 강제노역으로 인한 제품을 들여오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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