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등 4개사 9년간 급식 일감 몰아주기
미래전략실 주도로 마진·인건비 보장 등 부당지원 혐의
최지성 미전실 전 부회장은 고발 조치
미래전략실 주도로 계열 급식회사인 삼성웰스토리에 사내 급식 일감을 몰아준 삼성 계열사들이 2,000억 원대 과징금을 물게 됐다. 최지성 전 미래전략실장(부회장)은 검찰 고발 대상이 됐다.
‘사실상’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일가의 지배하에 있는 웰스토리는 이 같은 부당 지원을 통해 이 부회장과 삼성 지배구조의 정점에 있는 삼성물산을 위한 ‘캐시카우’ 역할을 했다는 공정위의 판단이다.
24일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삼성전자 △삼성디스플레이 △삼성전기 △삼성SDI 등 4개사는 2013년 4월~2021년 6월 사내급식 물량 전부를 웰스토리에 수의계약 방식으로 몰아준 혐의를 받는다.
이 과정에서 네 회사는 식재료비 마진을 보장하고, 인건비의 15%를 위탁수수료로 추가 지급하는 등 웰스토리가 안정적으로 높은 이익률을 유지할 수 있도록 지원했다. 그리고 이 같은 계약은 최 전 부회장과 미전실이 주도했다는 게 공정위의 판단이다.
미전실은 웰스토리가 이익을 계속 유지할 수 있도록 “전략실 결정사항이므로 절대 가감해서는 안 됨”이라는 방침을 내렸고, 급식 일감을 몰아준 4개 계열사들도 이 계약 구조를 그대로 유지해 오고 있었다. 삼성전자는 2014년, 2018년 구내식당 경쟁 입찰을 추진했지만 각각 미전실과 사업지원태스크포스(2018년 당시 미전실 역할)의 개입으로 무산되기도 했다.
웰스토리는 이 같은 지원에 힘입어 9년간 삼성전자 등 4개사로부터 평균 25.27%의 직접이익률을 거뒀다. 이 기간 영업이익률도 평균 15.5%로 아워홈이나 현대그린푸드 같은 경쟁 급식사업자의 평균 영업이익률(3.1%)의 5배에 달한다.
공정위는 이를 통해 웰스토리가 이재용 부회장 일가에 큰 배당을 지급하는 ‘캐시카우’ 역할을 했다고 판단했다. 웰스토리는 삼성물산의 100% 자회사인데, 삼성물산의 최대주주는 이 부회장(16.5%)이다. 2015년 삼성물산-제일모직(옛 에버랜드) 합병 전까지는 제일모직에서 사실상 유일하게 안정적 수익을 내는 자회사였다. 웰스토리는 2015~2019년 삼성물산에 벌어들인 당기순이익의 대부분인 2,758억 원을 배당했고, 이 배당금은 삼성물산의 투자, 배당 재원이 됐다.
공정위는 지원 주체인 삼성전자 등 4개사와 부당지원을 받은 웰스토리 등 총 5개사에 2,349억 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부당지원과 관련한 과징금 규모로는 가장 크다. 이 중 삼성전자에 부과한 과징금은 1,012억 원인데, 국내 단일기업 중 가장 큰 규모라는 설명이다. 당시 미래전략실장이었던 최 전 부회장과 삼성전자(법인)는 검찰 고발 대상이 됐다.
공정위 관계자는 “단체급식은 대기업집단 계열사 중심으로 독과점이 심화되고, 높은 내부거래로 부당한 일감몰아주기 지적을 받던 대표적 업종”이라며 “총수일가 지분율이 높은 회사에 다수 계열회사가 장기간에 걸쳐 일감을 몰아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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