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지방선거 때 자신이 창당해 압승한
'도민퍼스트회'와 거리 두나...왜?
선거 고시 앞두고 병원행...日정치권 관심
지난 22일 밤 과로로 병원에 입원한 고이케 유리코(小池百合子) 도쿄도지사의 행보를 놓고 일본 정가에선 갖가지 해석이 난무하고 있다. 7월 4일 실시되는 도쿄도의원 선거가 25일 고시되는데, 이를 사흘 앞두고 입원한 ‘타이밍’이 미묘해서다.
민영 TBS 방송에 따르면 24일 오후 도쿄도는 전문가들이 감염 상황 등을 평가하는 모니터링 회의를 열었다. 항상 이 회의를 주재했던 고이케 지사 대신 참석한 다라오 미쓰치카(多羅尾光睦) 부지사는 고이케 지사에 대한 질문에 “현재 의사들이 요양하라는 상황이라 이번 주는 대리체제로 해 나갈 것”이라며 “조직으로서 변함없이 대책에 만전을 기하겠다”고만 답했다. 적어도 이번 주까지는 고이케 지사가 복귀하기 어렵고, 향후 언제 돌아올지도 가늠할 수 없는 상황인 것이다.
과로로 건강 악화... 도민퍼스트회 후보들 속앓이
고이케 지사는 입원 당일인 22일 낮 기자회견에서 쉰 목소리로 말해 건강이 좋지 않아 보였다. 게다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된 지난해 봄부터 매일 전문가 회의와 회견에 임했고 도쿄올림픽·패럴림픽 준비 등으로 눈코 뜰 새 없이 바빴던 것도 사실이다. 이에 가토 가쓰노부(加藤勝信) 관방장관과 아즈미 준(安住淳) 입헌민주당 국회대책위원장 등 많은 인사가 안타까워하고 쾌유를 기원했다.
드러내놓고 말할 순 없지만 답답한 쪽은 고이케 지사가 이끄는 정당인 ‘도민퍼스트회’ 도의원들이다. 지방선거 일정상 25일 고시가 되면 선거운동에 들어가야 하는데 고이케 지사가 전면에 나서 지원해 줄 수 없기 때문이다. 2017년 도쿄도의원 선거 당시 고이케 지사는 선거 고시를 불과 3주 앞두고 도민퍼스트회를 창당해 자민당에 압승했다. 이에 현 의석수는 도민퍼스트회가 자민당에 크게 앞서지만, 지금은 상황이 정반대다. 고이케 지사는 도민퍼스트회에 대한 지지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고, 여론조사도 자민당이 도민퍼스트회보다 지지율이 높다. 4년 전 도민퍼스트회와 공조했던 공명당이 이번엔 자민당과 연대하고 있다.
"도민퍼스트회를 떠나 자민당으로 기울어" 추측도
이에 정계에서는 고이케 지사의 마음이 이미 도쿄도 지역정당인 도민퍼스트회를 떠나 자민당 쪽으로 기운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연초까지만 해도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총리와 종종 대립했던 고이케 지사는 최근 몇 달 동안 정부와 보조를 맞추는 모습을 보였고, 니카이 도시히로(二階俊博) 간사장과 자주 만나 친분을 과시했다.
‘여제(女帝) 고이케 유리코’라는 저서로 오야 소이치 논픽션상을 수상한 이시이 다에코(石井妙子) 작가는 닛칸스포츠와의 인터뷰에서 고이케 지사가 “자민·공명당과의 관계 때문에 (도민퍼스트회를) ‘응원하러 간다’고 말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추측했다. 선거 후 자민·공명당과 도의회를 운영해야 하기 때문이란 것이다. 그는 “도민퍼스트회는 결과적으로 버림받겠지만, 그렇다고 고이케 지사가 ‘응원하지 않겠다’고 말하면 비난받게 된다”며 “입원을 함으로써, 응원은 어렵다는 메시지가 나온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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