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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리선권 “美와 접촉 생각 안해”… ‘조건 없는 대화’ 제안 공식 거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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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리선권 “美와 접촉 생각 안해”… ‘조건 없는 대화’ 제안 공식 거부

입력
2021.06.24 01:00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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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선권 북한 외무상

리선권 북한 외무상

리선권 북한 외무상이 23일 “미국과 무의미한 접촉에 대해 생각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이 전날 담화에서 미국이 제시한 ‘조건 없는 대화’ 제안에 선을 그은 데 이어 북한의 외교부 장관에 해당하는 리 외무상이 공식적으로 거부 의사를 밝힌 것이다.

리 외무상은 이날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발표한 담화에서 “우리는 아까운 시간을 잃는 무의미한 미국과의 그 어떤 접촉과 가능성에 대해 생각하지 않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날 4박 5일 방한 일정을 마친 성 김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의 출국과 맞물려 발표된 담화라는 점에서 미국이 제안한 ‘조건 없는 대화’를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드러낸 것이다.

성 김 대표는 방한 기간 개최된 한미일 북핵수석대표 협의에서 북한을 향해 “언제 어디서나 만날 수 있다는 우리의 제안에 북한이 긍정적 반응을 보이기를 희망한다”고 했다. 사실상 ‘조건 없는 대화’를 제안한 것이다. 북한은 그간 ‘대북 적대시 정책’을 철회해야 대화에 나설 수 있다는 입장이었다.

이에 김여정 부부장은 전날 담화를 통해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대화와 대결이 다 준비돼 있다"는 언급을 두고 '흥미 있는 신호'로 해석한 미국을 향해 "꿈보다 해몽"이라며 비꼬았다. 미국의 제안에 선을 그으며 일종의 탐색전을 벌인 것이다. 그러나 이날 리 외무상의 담화를 통해 제안을 공식 거부했다.

다만 북한은 향후 대화 가능성을 아예 닫지는 않았다. 리 외무상의 담화가 두 문단으로 짧은 데다 통상 북한의 담화에 담긴 원색적인 비난도 없었다. 나름의 수위 조절을 한 것이다. 향후 미국이 제시하는 조건에 따라 대화의 문을 열 수 있다는 의미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방한한 성 김 대표 등을 포함해 미국의 메시지에 북한이 원하는 내용이 없었다는 것을 드러낸 것"이라며 "북한이 미국에 대화에 나설 명분과 환경을 마련하라는 방향성을 명확히 한 것"이라고 말했다.

김민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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