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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체르노빌식 재앙 일어날 수도" 생존자의 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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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체르노빌식 재앙 일어날 수도" 생존자의 경고

입력
2021.07.01 14:18
수정
2021.07.01 14:24
2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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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체르노빌 원전 사고가 발생하자 수습을 위해 투입됐던 이른바 '청산인'들이 지난달 17일(현지시간) 수도 키예프의 의사당 주변에서 정부와 의회가 삭감한 사회 보호·보장 혜택의 회복을 요구하는 시위에 참가하고 있다. 당시 사고 현장에는 약 60만 명의 구조대원과 공무원으로 구성된 청산인들이 아무런 보호 장구도 갖추지 못한 채 파견됐다. 키예프=AFP 연합뉴스

우크라이나 체르노빌 원전 사고가 발생하자 수습을 위해 투입됐던 이른바 '청산인'들이 지난달 17일(현지시간) 수도 키예프의 의사당 주변에서 정부와 의회가 삭감한 사회 보호·보장 혜택의 회복을 요구하는 시위에 참가하고 있다. 당시 사고 현장에는 약 60만 명의 구조대원과 공무원으로 구성된 청산인들이 아무런 보호 장구도 갖추지 못한 채 파견됐다. 키예프=AFP 연합뉴스

체르노빌 원자력 발전소 폭발 사고가 발생한 1986년 4월 26일. 원전의 냉각수 연못에서 낚시를 하던 주민들은 밤하늘을 물들이는 불빛을 '구경'했다. 다음 날에도 일상은 이어졌다. 옥상에서 일광욕을 즐기고, 쇼핑을 하고, 빨래를 널고, 아이들은 놀이터에서 모래를 가지고 놀았다.

사람들은 몰랐다. 대기 중에 방사능 입자가 부유하고 있다는 것을, 지난밤 불꽃놀이 바라보듯 했던 불빛이 실은 원전 폭발이 일으킨 재앙의 화염이었다는 것을 몰랐다. 그날 방사능에 피폭된 사람들은 수년, 수십 년에 걸쳐 질병과 암에 시달려야 했다.

저자는 체르노빌 사고의 원인은 터빈 시험 과정의 오류였지만, 사고 규모를 키운 것은 국가의 조직적인 축소와 은폐였다고 지적한다. 저자는 체르노빌 사고 생존자이자 목격자, 역사학자로서 이 책을 썼다. 그는 사고 당시 방사능 오염수가 흘러들어간 드네르프 강 중류에 살고 있었다.

소련 정부의 재난 대응 방식은 결과적으로 역사를 바꿨다. 사고 이후 언론과 국민은 침묵하는 소련 정부에 대항해 '정보공개 정책(글라스노스트)'을 태동시켰고, 대중 조직과 정당을 만들었다. 소련 체제는 사고 이후 5년 만에 붕괴됐다. 저자는 경고한다. "우리가 이미 일어난 재앙에서 교훈을 얻지 않으면, 새로운 체르노빌식 재앙이 일어날 가능성이 더 크다."

체르노빌 히스토리·세르히플로히 지음·책과함께 발행·536쪽·2만8,000원.

체르노빌 히스토리·세르히플로히 지음·책과함께 발행·536쪽·2만8,000원.


송옥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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