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 직업 외교 관료로는 최고위직인 외무성 사무차관에 대미 협상에서 수완을 발휘한 모리 다케오(森健良·60세) 외무 심의관(정무담당)이 임명됐다.
23일 아사히ㆍ요미우리신문 등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아키바 다케오(秋葉剛男) 외무성 사무차관의 퇴임을 승인하고 모리를 후임자로 임명하는 인사안을 전날 확정했다.
도쿄대 법학부 출신인 모리는 1983년 외무성에서 공직 생활을 시작했으며 북미제1과장, 주미일본대사관 공사, 북미국장 등을 지내는 등 미일 관계 경험이 풍부하다. 외무 심의관 시절 일본 총리의 해외 출장에 여러 차례 동행하며 외교 보좌역으로서의 역할을 수행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모리는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일본 총리가 관방장관이던 시절 오키나와(沖繩)의 주일미군기지 문제와 관련한 미국과의 협상에서 호평 받는 등 스가 총리가 신뢰하는 인물이라고 전했다. 미국의 정권 교체를 앞둔 2016년 11·12월 아베 신조(安倍晋三) 당시 일본 총리는 도널드 트럼프 당선자와 버락 오바마 대통령을 뉴욕과 하와이에서 잇따라 만나는 이른바 '헬로우 트럼프·굿바이 오바마' 외교를 시도했는데, 이는 외무성 내에서 모리의 공적으로 인정받고 있다.
퇴임하는 아키바는 외교·안보정책 사령탑인 국가안전보장국(NSS)의 제3대 국장으로 취임할 것이라고 요미우리신문은 전했다. 모테기 도시미쓰(茂木敏充) 외무장관은 22일 기자회견에서 “격동하는 국제 정세 속에서 약 3년 반 동안 ‘미스터 외무성’으로서 사무 당국을 이끌었다”고 평가했다.
NSS 초대 국장은 외무성 출신인 야치 쇼타로(谷內正太郞)였고 제2대 국장에는 2019년 9월 경찰청 출신인 기타무라 시게루(北村滋)가 임명된 바 있다. 신문은 “이 자리를 다시 탈환해 오는 것이 외무성의 숙원이었다”며, ‘관저 외교’를 펼친 아베 내각과 달리 스가 내각은 외무성이 주도하고 있다고 풀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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