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전 세계서 520만명 증가... 총 5610만명
한국은 14만명 늘어 105만1000명...세계 11위
지난해 전 세계에서 백만장자 비율이 사상 처음으로 지구촌 인구의 1%를 돌파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에 각국이 대규모 경기부양책을 펼치면서 자산가격도 폭등, 결과적으로 부(副)의 불평등 현상을 심화시켰다는 지적이 나온다.
22일(현지시간) 국제투자은행인 크레디트스위스가 발간한 ‘2021 세계 부 보고서’에 따르면, 작년 한 해 세계 각국에서 100만 달러(약 11억 원) 이상의 자산(가계의 금융·부동산 자산에서 부채를 뺀 금액)을 보유한 백만장자는 전년보다 520만 명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전체 인원은 5,610만 명에 달했는데, 이는 세계 성인 인구의 1.1%에 해당한다.
국가별로 백만장자 증가 폭을 보면 미국이 170만 명으로 최다였다. 독일(63만 명)과 호주(39만2,000명), 일본(39만 명), 프랑스(30만9,000명), 영국(25만8,000명) 등이 뒤를 이었다. 한국의 경우, 전년보다 14만 명이 늘어 ‘백만장자 클럽’ 가입자는 총 105만1,000명이며 세계 11위로 조사됐다.
반대로, 가장 큰 감소 폭을 보인 국가는 브라질이었다. 코로나19로 엄청난 타격을 입은 만큼, 백만장자가 전년 대비 10만8,000명이나 줄어든 것이다. 인도(6만6,000명)와 러시아(4만4,000명), 홍콩(4만 명), 아랍에미리트(3만9,000명), 사우디아라비아(3만2,000명) 등도 백만장자 수가 급감했다. 보고서는 “코로나19 여파로 생계가 어려워진 이들에게 정부가 임금 손실을 보전해 주지 못한 국가에서 자산이 크게 줄었고, 영국 등 고소득 국가에선 정부의 긴급수당 지원 등으로 비교적 자산 변화가 적었다”고 분석했다.
부의 양극화가 더욱 심해진 것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상위 1%(자산 100만 달러 이상)가 보유한 자산은 총 191조6,000억 달러로, 전 세계 부(418조3,000억 달러)의 45.8%를 차지했다. 20년 전(35%)에 비해 10%포인트 이상 증가한 수치다. 이 중 자산이 5,000만 달러를 넘는 ‘슈퍼 부자’도 전년 대비 24%(4만1,420명) 늘어나 17년 만에 최대 증가율을 보였다.
반면, 지구촌 성인 인구의 절반 이상인 28억7,900만 명(55%)은 자산 1만 달러도 보유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의 총 자산은 전 세계 부의 1.3%(5조5,000억 달러)에 불과했다. ‘1만~10만 달러’ 소유자는 17억1,500만 명(총 57조3,000억 달러), ‘10만~100만 달러’는 5억8,300만 명(총 163조9,000억 달러)으로 집계됐다.
코로나19가 지구촌을 휩쓴 지난해에도 부의 불평등이 심화한 핵심 원인으로는 각국의 경기부양책이 꼽혔다. 보고서는 “코로나19로 인한 직접적인 경제적 여파라기보단, 그 영향을 줄이기 위해 이뤄진 정부들의 조치, 특히 낮은 금리가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크다”며 “코로나19가 주식시장 폭락 등 단기적으로는 악영향을 미쳤으나, 지난해 6월 말부터는 각국의 부양책 효과로 자산가격이 급등하면서 상황이 역전됐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현재의 자산가격 상승세가 이어질 경우, 2025년에는 583조 달러까지 급등할 것으로 전망했다. 백만장자의 수도 지금보다 50% 가까이 증가해 8,400만 명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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