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은 22일 성 김 미국 대북특별대표를 만나 "우리와의 긴밀한 공조로 북한과의 대화를 재개하고 한반도 비핵화 협상 진전 노력을 지속해 달라"고 당부했다. 미국이 대북정책을 추진하는 데 한국이 관여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남은 임기 동안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의 운전대를 다시 잡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성 김 특별대표를 접견하고 "남북관계 개선과 북미 대화가 선순환적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협력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북미 비핵화 협상을 진전시키기 위해서도 남북관계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는 취지다.
김 대표는 남북 간 의미 있는 대화·관여·협력에 대한 조 바이든 대통령의 지지를 재확인하고 "북미대화 재개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전임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북미관계의 개선 이전 남북관계의 진전을 허용하지 않은 것과 달리, 바이든 행정부는 다소 열린 입장을 보이고 있다.
문 대통령은 한반도 비핵화를 진전시키겠다는 의지도 분명히 했다. 문 대통령은 "남은 임기 동안 남북관계와 북미관계를 일정 궤도에 올려놓기 위해 가능한 역할을 다할 것"이라며 "북미관계 개선에 성공을 거둬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 정착을 이룰 수 있기를 바란다"고 기대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달 미국에서 열린 한미정상회담과 관련해서도 "한미 동맹의 굳건함을 확인한 최고의 회담이었다"고 평가했다. 이어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서 바이든 대통령의 리더십이 돋보였다"며 "'미국이 돌아온 것'을 나를 포함해 세계 지도자들이 호평했다"고 덧붙였다.
김 대표는 "G7에서 바이든 대통령과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 등이 문 대통령을 가리키는 사진은 한국의 높아진 위상을 보여줬다"고 화답했다. G7 정상들이 문 대통령을 가리켜 "한국이 방역 모범국"이라고 추켜세운 장면을 언급한 것이다.
접견에는 미국 측에서 로버트 랩슨 주한미국대사 대리와 정 박 대북특별부대표가 참석했다. 청와대에서는 서훈 국가안보실장과 김형진 국가안보실 2차장, 김준구 평화기획비서관이 배석했다. 김 대표는 문 대통령 접견을 마친 뒤 서훈 안보실장과 따로 만나 남북 및 북미 대화 재개 방안을 논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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