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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화 생각 없어” “대화 상대 아냐” 불붙은 美·이란 신경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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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화 생각 없어” “대화 상대 아냐” 불붙은 美·이란 신경전

입력
2021.06.22 1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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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시 대통령 당선인, 바이든 무시 전략
백악관 "이란 하메네이가 대화 상대" 맞불

세예드 에브라힘 라이시 이란 대통령 당선인이 21일 수도 테헤란에서 대선 승리 후 첫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테헤란=EPA 연합뉴스

세예드 에브라힘 라이시 이란 대통령 당선인이 21일 수도 테헤란에서 대선 승리 후 첫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테헤란=EPA 연합뉴스


“대화할 생각이 없다.” “처음부터 대화 상대가 아니었다.”

이란의 새 대통령 선출 후 미국과 이란의 신경전이 시작됐다. 세예드 에브라힘 라이시 이란 대통령 당선인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을 만날 생각이 없다고 하자, 미 백악관은 바이든 대통령의 상대는 라이시 대통령 당선인이 아니라고 받아쳤다. 이란핵합의(JCPOAㆍ포괄적공동행동계획)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진 가운데 이스라엘과 이란 모두 극단적 성향의 지도자가 등장하면서 중동지역 정세가 더욱 어두워지는 분위기다.

라이시 당선인은 21일(현지시간) 대선 승리 후 첫 기자회견에서 ‘바이든 대통령을 만날 의향이 있느냐’는 질문에 “아니요”라고 답했다고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가 전했다. 그는 또 “미국이 먼저 핵합의를 깼기 때문에 이란은 미국을 믿지 않는다”며 “바이든 행정부는 핵합의 의무사항을 이행하지 않았다”라고 주장했다. 라이시 당선인은 특히 이란의 탄도미사일과 중동 지역 현안은 미국과의 협상 대상이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강경 보수 성향인 라이시 당선인은 사법부 수장에서 대통령으로 변신했다. 이란의 최고 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를 비롯해 강경파의 지지가 있었기 때문에 19일 대선에서 승리가 가능했다. 대미(對美)외교에서 원칙을 강조할 수밖에 없는 입장이라 미국에 먼저 이란 제재를 풀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반면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라이시 당선인 발언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우리는 현재 이란과 외교적 관계나 지도자급 수준에서 만날 어떤 계획도 없다”라고 밝혔다. 특히 “(바이든) 대통령의 관점은 이곳(이란)의 결정권자는 최고지도자(하메네이)라는 점을 언급하겠다. 이는 선거 전에도 그랬고, 지금도 그렇다. 아마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라이시가 바이든 대통령 상대는 아니라는 무시 전략이었다.

게다가 라이시 당선인이 1988년 이란 정부의 반체제 정치범 수천 명 처형 당시 이를 주도한 ‘사망위원회’에 속해 있었다는 국제앰네스티 고발이나, 2019년 11월 대규모 반정부시위 탄압 면책 과정에서 역할을 했다는 주장이 제기되는 대목도 바이든 행정부 입장에선 그를 편하게 대할 수 없는 요인이다. 바이든 행정부 들어 민주주의와 인권 등 가치외교가 중시되는 상황이어서 더 그렇다.

다만 미국이나 이란 모두 이미 진행되는 핵협상을 완전히 접을 가능성은 낮다. 네드 프라이스 미 국무부 대변인도 JCPOA 협의를 위한 7차 회담이 조만간 열릴 것이라고 확인했다.

워싱턴= 정상원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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