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한일 월드컵 4강, 2012년 런던올림픽 동메달, 2019년 폴란드 U-20 월드컵 준우승은 한국 남자축구가 달성한 3대 업적으로 꼽힌다. 김학범 감독 지휘 아래 세계 최초로 9회 연속(통산 11회) 올림픽 본선 무대에 오른 한국이 9년 전 런던에서 홍명보호가 달성했던 동메달을 뛰어넘는 올림픽 출전 사상 최고 성적에 도전한다.
김학범 감독은 도쿄올림픽에 출전할 최종 명단을 추리기 위해 22일 경기 파주 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NFC)에 23명의 선수들을 소집했다. 지난달 31일부터 16일까지 제주도에서 진행한 1차 소집 이후 두 번째다. 제주도에서는 총 30명의 선수가 모였는데 이번에는 23명만 함께한다.
이 중에서 일본 도쿄로 갈 수 있는 선수는 단 15명뿐이다. 올림픽대표팀은 총 18명으로 구성되는데 세 자리는 와일드카드(24세 연령별 제한에서 자유로운 선수)로 꾸려지는 까닭이다. 이 인원은 모두 이번 2차 소집 명단 내에서 정해진다. 30일로 예정된 최종 명단 발표 때 8명의 선수가 추가로 탈락한다는 뜻이다.
현재 와일드카드 유력 후보로 황의조(보르도), 김민재(베이징궈안), 권창훈(수원삼성), 강상우(포항스틸러스) 등이 거론되고 있어 골키퍼를 제외한 사실상 모든 포지션이 안심할 수 없다. 이미 2차 소집 명단을 추리는 과정에서도 충격적인 결과가 나왔다. 이강인(발렌시아)과 정우영(프라이부르크)이 살아남은데 반해 A대표팀 경력이 더 긴 이승우(포르티모넨스)와 백승호(전북)가 탈락했다.
지난 2년간 김학범호에서 주전 스트라이커 자리를 놓고 경쟁을 펼친 차세대 골잡이 조규성과 오세훈(이상 김천)이 나란히 제외된 것도 예상 밖의 선택이다. 오랜 시간 함께하고 팀 스타일에 적응했어도 짧은 시간 동안 확실한 성적을 내야 하는 대회 특성에 부합할 수 없다면 가차 없이 낙마시키는 것이 김학범 감독의 지도 철학이다.
2차 소집 때도 김 감독은 소속팀 이름값이나 군 병역 혜택 여부 등 경기 외적 요소는 차치하고 오로지 팀에 필요한 자원들로만 최종 명단을 꾸리겠다며 치열한 생존 경쟁을 예고했다. 김 감독은 "검증을 받고 살아남은 선수들이기에 실력보단 첫째는 체력적 준비, 둘째는 팀에 희생하는 정신을 볼 예정"이라고 2차 소집 목적을 짚었다.
역대 올림픽 최고 성적을 노리는 김학범호의 1차 목표는 조 1위로 8강에 진출하는 것이다. 조 편성을 봤을 때 불가능한 목표는 아니라는 평가다. 김학범호는 온두라스 뉴질랜드 루마니아와 함께 B조에 편성됐다. 우승후보로 꼽히는 전통의 강호 브라질 아르헨티나 스페인 독일에 복병인 멕시코 코트디부아르 등을 모두 피했다.
뉴질랜드는 대회 최약체 중 한 팀이고, 온두라스는 독일 스페인 멕시코와 묶인 포트2 가운데서는 가장 해볼 만하다. 루마니아는 유럽 예선에서 프랑스를 제쳤지만 현재 선수 소집 단계에서 애를 먹고 있는 상황이다. 그럼에도 김학범 감독은 "우리보다 약팀은 하나도 없다. 지나친 낙관론은 안 된다"고 경계했다.
한국이 B조 1위로 8강에 진출할 경우 B조 다음으로 수월한 조 편성으로 평가받는 A조 2위와 8강전을 치른다. A조에는 개최국 일본을 포함해 남아공 멕시코 프랑스가 속해 있다. B조 1위를 차지해 8강을 치르면 조별리그 최종전인 온두라스와의 경기가 열리는 요코하마에 잔류해 이동을 위한 피로도 최소화할 수 있다.
김학범호는 30일 최종 명단 18명을 확정하고 7월13일과 16일 두 차례 평가전을 통해 마지막 모의고사를 치를 계획이다. 장소와 평가전 상대는 미정이다. 김 감독은 "계획한 대로 잘 가고 있다. 어려움이 있었으나 선수들이나 코칭스태프나 단계를 밟아가고 있다"며 자신감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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