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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올림픽 D-30] 베이징 金 - 베이징 키즈 ‘배터리’ 이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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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올림픽 D-30] 베이징 金 - 베이징 키즈 ‘배터리’ 이루다

입력
2021.06.23 04:30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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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강민호ㆍ원태인, 야구 대표팀 선발
21세 원?“올림픽 보며 선수 꿈”
35세 강 “베이징 영광 재현할 것”
베이징 이후 야구 붐 일어나?
2009년 WBC에서 절정 이뤄?
다시 한번 흥행 불 지필 것?
금메달 위해 日 반드시 넘겠다

삼성 강민호(오른쪽)가 4월 18일 선발투수로 등판한 원태인을 격려하고 있다. 원태인은 이날 7이닝 무실점을 기록하며 시즌 2승을 기록했다. 삼성 제공

삼성 강민호(오른쪽)가 4월 18일 선발투수로 등판한 원태인을 격려하고 있다. 원태인은 이날 7이닝 무실점을 기록하며 시즌 2승을 기록했다. 삼성 제공

2008 베이징올림픽 야구 금메달리스트와 당시 이를 보고 야구선수의 꿈을 키운 여덟 살 어린이가, 13년이 흘러 도쿄올림픽 무대에서 배터리(투수와 포수)로 만난다. 주인공은 삼성 강민호(35)와 원태인(21)이다. 16일 야구 국가대표로 각각 선발됐다. 강민호는 2015년 프리미어12 대회 이후 6년 만에 대표팀에 합류했고, 원태인은 생애 첫 성인 국가대표로 발탁됐다.

두 선수는 올림픽 개막을 한 달 앞두고 22일 이뤄진 본보와의 인터뷰를 통해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자리인 만큼, 최선을 다해 좋은 결과를 가지고 돌아오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야구가 마지막 올림픽 정식 종목이 될 수도 있는 만큼, 기억에 남는 경기를 만들겠다”고도 했다.

강민호는 베이징 금메달 신화를 쓴 주역이다. 당시 대표팀 막내급으로 합류했는데, 주전 포수 진갑용(은퇴)이 부상을 당하자 대표팀 안방을 든든히 지키며 우승을 일궈냈다. 류현진(토론토)과 호흡을 맞춘 쿠바와 결승전에선 판정 항의로 퇴장당하자 억울함에 미트를 집어 던졌고, 이 장면은 국민의 공감대를 이끌어내기도 했다.

강민호는 이후 한국을 대표하는 포수로 성장했다. 그 사이 두 번의 올림픽이 열렸지만, 야구는 모두 정식 종목에서 제외됐다. 강민호는 “야구 종목에서 금메달을 딴 마지막 선수가 되는 줄 알았다”며 “올림픽 무대에 반드시 다시 한번 서고 싶다는 생각을 그간 해왔다. 당시 즐거웠던 기억과 영광을 이번에 재현할 수 있게 돼 벌써부터 기대된다”고 설렘을 감추지 못했다.

강민호는 13년 만에 구성된 올림픽 대표팀에 대해선 “과거와 다르게 투수 쪽에 젊은 선수들이 많다”면서 “이들이 보여줄 패기나 퍼포먼스가 팀 분위기를 끌어올리는데 좋은 영향을 가져올 것 같다”고 내다봤다.

강민호와 나란히 대표팀에 합류한 원태인은 베이징 대회를 보며 야구선수의 꿈을 키운 대표적 '베이징 키즈'다. 원태인은 “베이징 올림픽 이후 야구 붐이 일었고 꼭 선수가 되겠다고 결심했다. 그러면서 두 가지 꿈을 키웠는데, 하나는 삼성 입단이었고 나머진 국가대표 선수였다”며 “이번 대회에 당당하게 합류할 수 있어 영광이고, 대표팀의 일원이라는 자부심을 갖고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야구신동으로 불린 원태인은 2019년 1차 지명으로 프로에 데뷔하자마자 선발자리를 꿰차며 슈퍼 루키로 불렸다. 지난 2년간 성적은 기대에 못 미쳤지만, 올 시즌을 앞두고 강한 체력훈련과 투구폼 교정, 제3의 구종을 만들어 외국인 선수를 포함한 리그 다승1위(8승 4패)까지 올랐다. 원태인은 “지난 시즌 안 좋았을 때 폼을 분석해보니 팔 각도에 문제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며 “비시즌 동안 던지는 각을 많이 만들려고 연습하다 보니, 자연스레 공을 때리는 맛이 더 생겨 스피드까지 늘었다. 또 삼진을 잡기 위해 체인지업 외에도 슬라이더에 공을 들인 게 이번 시즌 결과로 이어지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류현진이 22세 때 참가한 베이징 대회에서 세계적 선수로 발돋움했던 것처럼, 원태인은 이번 올림픽이 선수 생활의 전환점이 되길 바라고 있다. 원태인은 류현진처럼 주눅 들지 않고 자기 공을 뿌린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어, 국가대표 우완 에이스 계보를 이을 적임자로 꼽힌다. 강민호는 “데뷔 이후 계속해서 봐온 선수다. 끝 모를 성장을 이어오고 있다”며 “올해는 준비를 많이 했기 때문에 좋은 결과가 나오는 것이다. 태인이와 배터리를 이룰 모습을 상상하면 흐뭇하다”고 말했다.

두 선수는 이번 올림픽에서 금메달 신화를 재현한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원태인은 “금메달을 위해선 반드시 일본을 넘어서야 한다. 보직에 상관없이 팀이 이길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했고, 강민호는 “홈팀 일본도 강하지만 올림픽 무대에서 만만하게 볼 팀은 없다. 한 경기가 마지막이 될 수도 있기 때문에 전력을 다해 준비해야 한다”고 경계했다.

원태인은 자신이 그랬던 것처럼 이번 올림픽이 야구 꿈나무가 많아지는 계기가 되길 바라고 있다. 그는 “어쩌면 이번 대회가 (야구종목이 채택된) 마지막 올림픽이 될 수도 있다. 반드시 좋은 성적을 내 다시 한번 야구 인기를 끌어올릴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강민호 역시 “베이징 이후 야구 붐이 일어나기 시작해 2009년 WBC에서 절정을 이뤘다. 이번 기회를 통해 다시 한번 야구 흥행이 일어날 수 있도록 힘을 쏟겠다”고 했다.

박관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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