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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대표실'의 파격... 대표님 호출·메시지 초안이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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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대표실'의 파격... 대표님 호출·메시지 초안이 사라졌다

입력
2021.06.24 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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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17일 지하철 4호선을 타고 국회로 출근하는 길에 노트북으로 업무를 보고 있다.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17일 지하철 4호선을 타고 국회로 출근하는 길에 노트북으로 업무를 보고 있다.

국회 본청 국민의힘 대표실에서 '대표님의 전화 호출'이 사라졌다. '36세·0선' 이준석 대표가 취임한 지 열흘 남짓 동안 대표실의 달라진 풍경이다. 필요한 일이 있으면 이 대표가 사무실로 나와 보좌진과 대화하다 보니, 이 대표의 책상에 놓인 호출용 전화기엔 먼지만 쌓이고 있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통상적으로 당대표는 실무진들을 호출해 보고를 받거나 지시를 한다. 그러나 기자가 사무실 한쪽에서 지켜보는 동안 이 대표는 한 시간에 대여섯 번 정도 나와 실무진과 대화하고 자리로 돌아가는 일을 반복했다. 박유하 대표실 수행팀장은 "언론 인터뷰나 중요한 회의를 제외하면 이 대표가 방에 혼자 있는 시간이 거의 없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자신의 책상에 놓인 전화기를 가리키며 "저 전화를 사용해 호출해 본 적이 없다"고 했다.

대표실에서 근무한 경험이 있는 한 실무진은 "예전 대표님들은 전화기 버튼만 딱 누른 뒤 '들어오세요'라고 한 마디만 했다면, 이 대표는 쓰윽 와서 필요한 것을 묻고 간다"며 "덕분에 의사결정 속도가 빨라진 느낌"이라고 소개했다. 뿐만 아니라 사무실 문 앞에 서서 콜라를 마시며 보고를 받거나, 통화 중인 실무진 뒤에서 기다리다 통화를 마치고 나서야 말을 거는 '쿨한' 모습에 실무진들은 "저게 바로 이준석 스타일"이라고 입을 모았다.

대표실에서 사라진 건 전화 호출만이 아니다. 실무진이 회의에 앞서 사전에 준비하는 메시지 초안도 찾아보기 어려웠다. 최고위원회의 발언 등 대표의 주요 메시지를 이 대표가 초안을 직접 작성하거나 즉흥적으로 내놓기 때문이다. 지난 17일 지하철 출근길을 동행한 자리에서 이 대표는 그날 오전 회의 발언을 작성하느라 노트북에서 눈을 떼지 않았다. 이 대표는 "실무진에게 언론 인터뷰나 SNS(사회관계망서비스) 메시지를 미리 준비하게 하지 않는다"며 "제가 스스로 학습하고 이야기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이 대표는 취임 이후 달라진 대표실 문화를 묻는 질문에 "업무추진비도 거의 안 쓰려 한다"며 "꼭 필요할 때는 쓰겠지만 이전보다 확실히 줄일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나중에 제가 얼마를 썼는지 보시죠"라고 했다. 6·11 전당대회에서 캠프사무실·문자홍보·지원차량이 없는 '3무(無) 선거운동'을 통해 약 3,000만 원의 선거비용만 사용하고도 당선된 이 대표의 자신감이 묻어났다.

박재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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