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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6세대 대명사 임종석의 세 번째 불출마 시사...굴곡진 정치 인생 앞날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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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6세대 대명사 임종석의 세 번째 불출마 시사...굴곡진 정치 인생 앞날은

입력
2021.06.22 07:30
수정
2021.06.22 0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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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기 대권? 때가 안 오면 후배 위해 밭 갈아야"
21대·19대 총선 앞두고 불출마 선택한 임종석

임종석 남북경제문화협력재단 이사장이 21일 오전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다시 시작하는 남북합의 이행' 토론회에 참석해 '다시 시작하는 남북합의!'를 주제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뉴시스

임종석 남북경제문화협력재단 이사장이 21일 오전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다시 시작하는 남북합의 이행' 토론회에 참석해 '다시 시작하는 남북합의!'를 주제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뉴시스

여권의 대선 주자 중 한 명으로 꼽히던 86세대 대표 주자 임종석 남북경제문화협력재단 이사장이 21일 대선 불출마를 시사했다. 앞서 2019년 21대 총선, 2012년 19대 총선까지 포함하면 세 번째 불출마다.

임 이사장은 21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다시 시작하는 남북합의 이행' 토론회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정치인이 때가 되면 나서는 것이고 때가 아니면 기다리는 것"이라며 "때가 안 올 것 같으면 후배들을 위해 밭을 가는 게 아니겠냐"라고 밝혔다. 사실상 차기 대선 불출마 입장을 나타낸 셈이다.

그는 이어 "나는 예정한 대로 내가 제일 잘할 수 있는 일, 하고 싶은 일을 열심히 하고 있다"며 "내게는 남북 평화와 번영이라는 문제가 숙명 같은 문제이기도 하다. 미래에 내가 가장 잘할 수 있는 일을 찾아서 할 것"이라고 말했다.

임 이사장은 올해 초부터 측근들을 통해 '대선 출마에 대한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는 메시지를 전했다. 대선 출마를 염두에 둔 발언이었다.

그는 여권의 유력한 대권 주자인 이재명 경기지사의 기본소득 정책을 잇따라 비판하고,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에 대한 추모 글을 올리며 여권 지지층을 겨냥한 메시지를 내 왔다. 이랬던 임 이사장이 불과 한두 달 사이에 불출마로 방향을 튼 것이다.

86용퇴론 불거졌던 21대 총선, 불출마로 선회

지난해 4월 8일 임종석(오른쪽)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 충남 공주시 신관동에서 박수현 더불어민주당 후보 지원 연설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해 4월 8일 임종석(오른쪽)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 충남 공주시 신관동에서 박수현 더불어민주당 후보 지원 연설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임 이사장이 주요 선거에서 불출마 입장을 밝힌 건 이번이 세 번째다. 선거 때마다 직접 선거를 뛰며 중요한 역할을 맡을 것이란 기대와는 달리 매번 정반대의 선택을 해 왔다.

임 이사장은 2019년 11월 17일 21대 총선 불출마와 정계 은퇴를 시사했다. 총선을 앞두고 당내 쇄신론이 불거지며 86그룹(80년대 학번, 60년대 출생)이 압박을 받았다. 86그룹의 대표 주자 중 한 사람인 임 이사장이 어떤 선택을 할지도 큰 관심사였다.

2017년 5월 문재인 정부 첫 대통령 비서실장을 맡아 2019년 1월까지 1년 6개월 동안 청와대를 이끌었고, 비서실장에서 물러난 뒤에도 아랍에미리트 특임 외교 특별보좌관, 대통령 외교안보특별보좌관을 맡았다.

그런 임 이사장은 당시 정세균 전 국무총리의 지역구였던 서울 종로 출마를 고심해 왔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그가 종로로 이사한 것을 두고 그의 출마 가능성을 높게 봤다.

하지만 임 이사장은 당시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페이스북을 통해 "제도권 정치를 떠나 원래의 자리로 돌아가려 한다"며 "앞으로의 시간은 통일 운동에 매진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50 중반의 나이에 새 도전을 한다는 게 두렵기도 하다. 잘한 결정인지 걱정도 된다"며 "제 인생에 가장 소중한 사람들과 더 많은 시간을 나누고 싶다"고 적었다.

19대 총선 때 당 핵심이었는데…당 안팎 잡음으로 불출마

지난해 1월 30일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 검찰 수사를 받기 위해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하고 있다. 이한호 기자

지난해 1월 30일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 검찰 수사를 받기 위해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하고 있다. 이한호 기자

임 이사장은 2012년 19대 총선을 앞두고 한때 선거 전략을 총괄하는 역할을 맡았다. 총선 출마는 당연한 수순이었다. 그러나 자신을 둘러싼 잡음이 불거지며 여론이 악화하자 결국 불출마로 선회했다.

한명숙 전 국무총리는 민주통합당 대표가 되며 지휘봉을 잡게 되자 임 이사장을 사무총장에 발탁됐다. 임 이사장은 열린우리당 시절부터 한 전 총리의 두터운 신임을 받아온 것으로 잘 알려져있다.

그러나 임 이사장은 당시 저축은행 비리 사건 연루 의혹과 불법 정치자금 수수 혐의로 1심에서 유죄를 받았다. 총선 공천으로 불거진 당내 계파 갈등의 불똥이 유죄로 발목 잡힌 임 이사장에게 튀었다.

그러자 그는 사무총장을 맡은 지 한 달 반 만에 자진 사퇴했고,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임 이사장은 법정 공방 끝에 2014년이 돼서야 대법원에서 무죄 판결을 받았다.

2000년대 운동권 간판이었던 임 이사장은 당시 젊은 피 수혈론을 내세운 김 전 대통령의 뜻에 따라 민주당에 입당했고, 만 34세 나이로 16대 국회의원이 됐다. 당시 최연소 국회의원이란 기록도 세웠다. 2004년 17대 총선에서 서울 성동을 지역에 출마해 재선에 성공했다.


류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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