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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만 문제 아냐"... 英 지방 집값 급등에 밀려나는 청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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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만 문제 아냐"... 英 지방 집값 급등에 밀려나는 청년들

입력
2021.06.21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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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외곽 지역 집값 상승 속도, 도시의 2배
재택근무 등 생활 변화에 숙박업 투자 증가

지난 5월 집값이 전년 대비 12%나 오른 영국 콘월 주택가의 모습. EPA 연합뉴스

지난 5월 집값이 전년 대비 12%나 오른 영국 콘월 주택가의 모습. EPA 연합뉴스

전 세계적인 집값 상승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영국에선 최근 지방 주택 가격이 도시보다 두 배나 빠른 속도로 오르고 있다. 저금리 기조 아래 시중에 돈이 풀린 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재택근무가 자리잡으면서 도심을 벗어난 주택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진 영향이다. 주거비 부담이 적은 지방에 살던 청년들은 천정부지로 솟는 부동산 물가에 밀려날 위기에 처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20일(현지시간) 부동산중개업체 햄튼스 자료를 인용해 잉글랜드와 웨일스 지방 주택 가격이 최근 1년새 14.2% 급등하면서 도시 지역 상승률의 두 배를 넘어섰다고 보도했다. 특히 노팅엄셔주(州) 브록스토, 웨스트서식스주 아룬, 더비셔주 앰버밸리 등은 1년 사이 집값이 30% 가까이 뛴 것으로 나타났다.

예컨대 인구 약 12만명의 브룩스토의 지난달 평균 주택 가격은 30만3,780파운드(약 4억7,600만 원)로, 1년 전(23만4,150파운드)보다 29.7% 올랐다. 이곳을 지역구로 둔 엘리자베스 윌리엄슨(무소속) 의원은 "주민들이 집값 상승으로 우리 지역에 머무르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특히 24~30세 청년들 일부가 감당하기 어려운 주거비 탓에 이 지역을 떠났다"고 말했다.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이 생활 방식을 바꾼 영향이 컸다. 팬데믹이 종식되더라도 재택근무 문화가 날로 확산될 것으로 예상되자, 런던 등 주요 도시보다는 외곽 지역을 선호하는 경향이 강해져 이사 또는 주택 구매 수요가 늘어난 것이다. 여기에다 숙방공유업체 에어비앤비 같은 곳을 활용, 수익을 얻으려는 이들도 증가하면서 일반 주택 임대 시장의 공급은 줄어들고 있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결국 런던과 같은 대도시는커녕, 지방에서라도 '내 집 마련'을 꿈꿔 왔던 청년들은 '주거 사다리'에서 완전히 밀려날 상황에 처하게 됐다. 영국 노동당 연구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잉글랜드 지방의 '젊은 집주인'은 10년 전보다 13만명가량 감소한 것으로 추정된다. 야당 노동당의 '그림자 내각'에서 환경식품농림장관을 맡은 루크 폴러드 의원은 "지방에서 살며 직장생활을 하고 싶어하는 많은 젊은이들이 (주거)비용 문제로 지역사회에 머물 수 없게 되는 건 불공평한 일"이라고 비판했다.

하지만 집값 상승 바람은 꺾이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부동산 중개업소 잭슨스톱의 닉 리밍은 블룸버그에 "생활방식이 재평가되면서 (새 방식이) 확고하게 뿌리를 내렸다"며 "이는 지방, 교외 지역을 중심으로 한 지속적인 (주택) 수요로 이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방 주택 매수 심리가 줄어들지 않는 이상, 집값 하락도 당분간은 없을 것이란 의미다.

진달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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