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지리아의 여자 태권도 선수들이 대회 참가를 위해 4개의 나라를 경유하는 4,000㎞가 넘는 거리를 일주일간 버스와 도보로 이동한 사실이 알려져 감동을 주고 있다.
주인공은 지난 5~6일 세네갈에서 열린 아프리카 태권도 선수권대회에 출전한 나이지리아의 태권도 유망주 우조아마카 오투아딘마, 그리고 이페오파 줄리엣이다. 21일 세계태권도연맹(WT)에 따르면 이들이 단 이틀간 대회 참가를 위해 이동한 거리는 장장 4,000㎞에 달한다. 교통 수단은 주로 버스를 이용했고, 때로는 도보로도 이동했던 극한의 여정이었다.
오투아딘마는 2015년 아프리칸 게임 우승자, 줄리엣은 같은 대회 동메달리스트다. 태권도에 남다른 열정을 가지고 있는 두 선수는 나이지리아 태권도협회의 부족한 예산으로 대회 출전 비용을 지원받지 못하자 무작정 출발하기로 결심했다. 그러곤 5월 25일 나이지리아를 출발해 베냉, 토고, 부르키나파소, 말리를 경유해 이동하는 투혼을 발휘했다. 이들이 세네갈에 도착한 날은 지난 2일이다. 아프리카 북서부 국가 부르키나파소를 지날 때는 테러리스트들을 만나는 위기를 맞기도 했다. 지나는 국경 검문소마다 힘든 절차를 거쳐야 해 여정은 더욱 험난했다.
대회 출전을 앞두고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해야 할 선수들로선 상상할 수 없는 일이다. 극도로 지친 몸 상태로 대회에 참가해 좋은 결과를 얻지는 못했지만 이들의 태권도 사랑에서 비롯된 초인적인 의지는 많은 태권도인들에게 감동을 주고 있다. 연맹 관계자는 "두 선수는 발이 퉁퉁 붓고 피곤한 상태였지만 경기에 출전할 수 있다는 사실 하나로 기뻐했다"면서 "사연을 전해 들은 조정원 세계태권도연맹 총재가 안전한 귀국을 위해 비행기표를 제공하고 화상 대화를 통해 두 선수를 격려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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