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 개표 완료... 강경보수 라이시 62% 득표
중도 성향 헴마티는 8.4% 얻는데 그쳐
18일(현지시간) 치러진 이란 대선에서 기존 여론조사 결과대로 강경보수 후보인 세예드 에브라힘 라이시의 당선이 유력해졌다. 라이시는 보수세력의 상징인 최고지도자의 측근이자, 미국 정부의 제재 대상에 포함된 대미 강경파다. 중도 · 개혁 성향의 하산 로하니 현 이란 대통령의 뒤를 강경세력인 라이시가 잇게 되면서, 지난 4월 시작된 '이란 핵합의(JCPOA · 포괄적공동행동계획)' 복원 협상의 미래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란 국영방송은 13대 이란 대통령 선거에서 라이시 후보가 62%를 획득해 당선이 확실시됐다고 19일 전했다. 라이시는 그간 여론조사에서 2위와 압도적 격차를 벌려 당선이 예상됐는데, 실제 대선에선 여론조사 지지율이었던 55.6%보다 더 많은 표를 얻게 됐다. 지금까지 개표는 90% 가량 이뤄진 상태로, 유일한 중도성향 후보인 압돌나세르 헴마티는 8.4%를 얻는데 그쳤다. 혁명수비대 출신으로 강경파로 분류되는 모센 레자에이 후보는 11.5%를 획득했다.
개표가 완료되면서 다른 후보들도 패배를 인정하고 라이시의 당선을 축하했다. 헴마티 후보는 이날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제13대 대선에서 라이시 후보가 당선된 것을 축하한다"며 "당신(라이시)의 정부가 명예로운 이란인의 생계와 행복을 증진하기를 바란다"다고 말했다. 레자에이 후보도 성명을 내고 라이시의 당선을 축하했다.
라이시는 이란 내 대표적인 보수 강경세력으로 꼽힌다. 보수를 대표하는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의 측근인데다, 하메네이 사망 또는 유고 시 후임을 결정하는 권한이 있는 국가지도자운영회의 부의장이기도 하다. 2019년부턴 이란 사법부 수장 자리를 지키고 있다.
미국의 제재에 굴복해선 안된다는 강경노선도 확실하다. 이번 대선 선거운동 과정에서도 '강력한 이란을 위한 대중정부'를 슬로건으로 내걸고 "미국의 제재에도 흔들리지 않는 강한 경제를 만들겠다"고 선언했다. 당장 라이시 자신부터 1988년 정치범 대규모 사형에 관여했다는 의혹으로 미국의 제재 대상이기도 하다. 라이시의 당선이 최종적으로 결정된다면 취임 전부터 미국 정부 제재를 받던 인물이 이란 대통령이 되는 첫번째 사례로 기록된다.
라이시의 당선이 확실시되면서 최근 복원 논의 첫발을 뗀 이란 핵합의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라이시가 지난 8년 동안 재임하며 핵합의를 타결했던 중도 · 개혁 성향의 로하니 대통령과는 정반대이기 때문이다. 이에 서방 언론들은 라이시가 당선된다면 핵합의 복원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해 왔다. 다만 라이시는 선거운동 기간에 자신은 핵합의 복원을 지지한다는 입장을 밝혀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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