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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염병도 아닌데…긴팔ㆍ긴바지만 고집하는 '건선' 환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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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염병도 아닌데…긴팔ㆍ긴바지만 고집하는 '건선' 환자들

입력
2021.06.20 19:40
수정
2021.06.30 22:37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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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선 환자 가운데 전염병으로 오인받기 싫어 여름철에도 긴팔과 긴바지를 고집하는 사람이 적지 않다. 게티이미지뱅크

건선 환자 가운데 전염병으로 오인받기 싫어 여름철에도 긴팔과 긴바지를 고집하는 사람이 적지 않다. 게티이미지뱅크

반팔ㆍ반바지의 계절이다. 그런데 긴팔ㆍ긴바지만 고집하는 사람들이 있다. 바로 건선 환자들이다.

건선이 생기면 팔꿈치ㆍ두피ㆍ무릎 등 온몸에 걸쳐 홍반을 동반한 은백색 각질이 나타난다. 건선 증상이 겉으로 드러나면 전염병으로 오해받기 싫어 한여름에도 노출을 꺼리게 된다.

우유리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피부과 교수는 “건선은 여러 가지 원인으로 발생하는 질환으로 술ㆍ담배ㆍ사우나 등 피부 자극 행위나 스트레스 등으로 악화할 수 있다”며 “특히 건선 환자는 외형적으로 나타나는 증상으로 인해 대인 관계에 어려움을 느끼고 자신감을 잃고 위축될 때가 많다”고 했다.

건선은 각질이 겹겹이 쌓여 피부가 하얗게 일어나거나 붉어지는 만성 피부질환이다. 하얀 각질이 일어나는 ‘인설’과 피부가 붉어지는 ‘홍반’이 주증상이다. 두피ㆍ팔꿈치ㆍ무릎 등 자극을 많이 받는 부위에 잘 생긴다.

건선은 피부를 떼어 내는 피부 조직 검사로 확진한다. 건선을 단순히 피부에만 나타나는 질환으로 여기면 안 된다. 건선은 온몸에 나타나는 염증성 질환으로 피부 외에도 관절ㆍ심혈관ㆍ손톱 등 다양한 부위에 영향을 준다. 이 때문에 건선 환자가 일반인보다 관절통ㆍ심근경색에 걸릴 위험이 높다. 중증 건선이라면 뇌졸중ㆍ당뇨병ㆍ염증성 장 질환ㆍ고혈압ㆍ이상지질혈증ㆍ대사증후군 등에 노출될 수 있다.

건선 치료는 병변 범위에 따라 달라진다. 병변 범위가 작으면 바르는 연고를 사용하지만 보통 광선 치료나 면역 조절 치료제 등이 사용된다. 최근 건선의 과민한 면역반응을 억제하는 생물학적 제제도 많이 처방되고 있다.

우 교수는 “건선에 한 번 걸리면 10~20년 이상 지속될 때가 많고 일시적으로 좋아져도 재발할 가능성이 높다”며 “당뇨병ㆍ고혈압처럼 평생 관리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했다.

건선을 예방하려면 염증을 악화시킬 수 있는 음주ㆍ흡연을 삼가고 피부에 상처나 자극을 주는 행동을 피해야 한다. 피부에 상처가 나면 그 주위에 건선이 생기기 쉽다. 피부가 건조하면 각질이 도드라져 보이기에 보습제를 잘 발라줘야 한다.

건선 등 피부질환이 있으면 채식 위주로 식단을 조절하는 사람이 적지 않다. 그러나 이 같은 식사가 건선 등 피부질환에 도움 된다고 입증된 연구 결과는 아직 나오지 않았다. 따라서 음식을 심하게 제한하기보다 골고루 먹는 것이 좋다. 다만 건선 환자는 심혈관 질환과 비만을 동반할 때가 많으므로 체중 조절을 위해 기름기 많은 음식은 삼가야 한다.

우 교수는 “건선은 잘 치료하면 특별한 증상 없이 생활할 수 있지만 비슷한 각질성 피부 질환이 많으므로 잘못된 정보에 현혹돼 치료 효과를 그르치지 말아야 한다”며 “평소 규칙적인 생활 습관을 유지하고 병원을 정기적으로 찾아 제때 치료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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