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체국물류지원단장 등 4개 기관장 해임 건의
마사회 C→E, 농어촌공사 B→D 등 윤리·안전 잣대 높여
한국토지주택공사(LH) 임직원의 ‘땅 투기 의혹’ 후폭풍은 다른 공공기관 평가 잣대까지 높였다. 예년보다 엄격해진 경영평가 결과, "경영 실적이 부진하다(D·E등급)"는 지적을 받은 기관이 17개에서 21개로 늘었다. 실적 부진을 이유로 '해임 권고'를 받은 기관장도 6년 만에 처음 네 명이나 쏟아졌다.
기획재정부가 18일 공공기관운영위원회 의결 후 공개한 ‘2020년도 공공기관 경영실적 평가’를 보면, 평가 대상 131곳 중 18개 기관이 '미흡(D등급)', 3곳은 '아주 미흡(E등급)' 판정을 받았다. 지난해 진행한 '2019년 평가' 결과(D등급 16개, E등급 1개)보다 각각 2곳씩 늘어난 것이다.
특히 이번 평가에서 한국마사회와 우체국물류지원단, 한국보육진흥원은 최하등급인 E등급을 받았다.
마사회는 지난해 C등급에서 올해는 공기업 36곳 중 유일하게 E등급이 됐다. 마사회는 국민권익위원회의 청렴도평가 3등급, 부패방지시책평가 4등급 등 윤리경영 평가에서 낮은 점수를 받았으며, 경마장 기수의 재해율이 46.3%에 달하는 등 안전관리도 미흡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D등급을 받은 공공기관은 LH를 포함해 총 18개 기관이다. 지난해 사망사고(4명)가 발생했던 농어촌공사는 청렴도평가 4등급, 부패방지시책평가 4등급 등 윤리경영 점수도 낮게 받아 B등급에서 올해 D등급으로 밀렸다. 반면 창업진흥원, 고속철도 에스알(SR) 등은 지난해 D등급에서 올해 B등급으로 두 단계 상승했다.
올해 E등급을 받았거나,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D등급을 받은 8개 공공기관은 기관장 해임 건의 대상이다. 다만 △한국마사회 △한국산업인력공단 △한국승강기안전공단 △전력거래소 등 4곳은 이미 기관장 임기가 만료돼 해임 건의를 면했다. 이에 실제 해임 건의가 이뤄지는 기관은 우체국물류지원단, 한국보육진흥원(이상 E등급), 대한건설기계관리원, 한국건강증진개발원(이상 2년 연속 D등급)이다.
정부의 공공기관 평가 결과 실제 해임 건의가 이뤄지는 것은 2014년 평가 이후 6년 만이다. 2014년도 평가에서는 △한국광물자원공사 △한국시설안전공단 △한국중부발전 등 3개 기관장이 해임 건의를 받았다. 작년에도 우체국물류지원단 이사장이 해임 건의 대상이었지만, 평가시점 당시 이사장이 물러난 뒤여서 실제 건의는 이뤄지지 않았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윤리경영 평가를 강조하는 등 온정주의를 배격했다”며 “엄격한 평가와 위기 상황에서의 성과 차이가 부각돼 6년 만에 처음으로 실적 부진 기관장에 대한 해임 건의까지 포함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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