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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거북목'의 경고를 무시하지 말아야 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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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거북목'의 경고를 무시하지 말아야 하는 이유

입력
2021.06.19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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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렬 편한세상한의원 원장의 일상속 한의학 이야기


필자가 운영하는 한의원이 지하철역 앞에 있어서 종종 지하철로 출퇴근한다. 지하철을 탈 때 승객들의 공통된 특징이 있다. 앉아있는 승객 대다수가 고개를 숙인 채 휴대폰에 코를 박고 있다.

필자의 한의원이 척추관절, 통증치료에 특화된 한의원이기 때문에 그런 풍경을 보고 있노라면 "아, 우리 한의원의 치료시장이 나날이 넓어지고 있구나" 하는 '몹쓸' 생각이 들기도 한다. 세계 면도기 점유율 1위의 기업 G사의 회장이 아침에 일어나서 거울을 보면 "아, 세계 남자들의 수염이 지난밤에도 또 자라있겠구나"라는 생각에 흐뭇해진다는 인터뷰 기사를 읽은 적이 있는데 그와 비슷한 심정이 아닐까.

현대인의 필수품이 되어버린 휴대폰은 편리한 점도 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좋지 않은 자세와 일자목 등을 만드는 원흉이기도 하다.

목이나 척추 관련 질환을 호소하는 이들의 X레이 검사를 보면 일자목이나 일자허리 증상을 가진 이들이 급격히 늘고 있다. "일자목이 어때"하고 가볍게 생각하는 이들이 많지만 결코 쉽게 넘길 일이 아니다.

이 증상들은 나쁜 자세가 습관화되어 생긴 척추의 변형으로 그 자체로도 목과 허리의 통증을 유발할 뿐만 아니라 시간이 지나면 디스크질환으로 진행하기 쉽다. 즉 일자목은 목디스크 질환의 직전 단계인 경고성 질환이다.

일자목이 되면 왜 목이나 어깨, 허리가 아프게 되는 것일까? 사람의 척추는 목이나 허리가 C자형으로 되어있어야 정상이다. 이는 인간의 직립보행과 관련되어있다. 사자나 호랑이 얼룩말과 같은 네발짐승들은 이런 특이한 척추 만곡이 없고 척추 형태가 일자로 되어있다. 사람만이 이런 목이나 허리의 C자형 만곡을 가지고 있다. 정확하게 이야기하면 인간은 역갈매기형의 척추 모양을 가지고 있다. 이런 모양으로 진화했기 때문에 인간이 직립보행을 할 수 있었고 뇌가 발달하여 만물의 영장이 된 것이다. 신생아는 이런 만곡이 없이 네발짐승처럼 일자 척추구조를 가지고 있다. 즉 직립보행이 불가능한 원인이다. 생후 백일쯤 되면 목척추의 C자 커브가 만들어지고 주변근육이 강화ㆍ발달되어 고개를 쳐들고 목을 가눌 수 있게 된다. 주변에서 백일사진 찍는 아기들의 모습을 떠올려보면 쉽게 이해가 갈 것이다. 그리고 생후 1년, 즉 돌 무렵이 되면 허리척추의 C자 커브가 만들어지고 허리나 다리근육이 발달하여 걸을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그런데 이런 목이나 허리의 척추만곡이 C자에서 1자로 변형되면 어떤 일이 생길까? 원래 척추는 척주(脊柱)라는 이름도 있듯 무거운 두개골의 무게를 받쳐주는 기둥역할도 한다. 그런데 일자목은 이름과 달리 척추가 앞으로 쏠린 형태이다. 이는 즉, '척추전만증'의 다른 이름이다. 거북이나 자라가 목을 앞으로 한껏 빼고 있는 모양과 닮은 것이다. 그래서 일자목을 거북목이라고도 부른다. 일자목은 무거운 두개골의 무게를 척추가 올바르게 받쳐주지 못하게 된다. 즉 척추와 두개골이 따로따로인 형태로 축이 어긋난 구조가 되기 때문에 순수하게 목 어깨의 힘만으로 무거운 두개골을 지탱해야 한다. 때문에 목과 허리의 긴장을 유발되고 통증이 생기기 쉽다.

이런 잘못된 자세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앉을 때는 가급적 등받이가 있는 의자에 앉는 게 좋고 엉덩이와 등을 좌식 등받이에 바짝 밀착하여 허리를 곧게 펴야 한다. 그리고 서 있거나 걸을 때는 열중쉬어 자세로 어깨를 펴고 시선을 지평선 위로 바라보며 걷는 것이 도움이 된다.


이승렬 편한세상한의원 원장.

이승렬 편한세상한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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