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곳 일시 접속장애… "사이버 공격은 아냐"
"인터넷 운영 위한 소수 업체 중요성 드러나"
콘텐츠 신속 전송 서비스 오류에 따른 세계 주요 사이트 접속 장애 사고가 또 발생했다. 이번에는 호주 금융사가 가장 큰 피해를 봤다.
AP통신에 따르면 전 세계 주요 금융 기관과 항공사 등 업체 수십 곳의 웹사이트가 17일(현지시간) 한때 마비됐다가 복구됐다. 이들 사이트 콘텐츠를 각국에 신속하게 전송하는 네트워크 업체에 문제가 생겼던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호주의 금융 기관들이 큰 타격을 입었다. 호주중앙은행(RBA), 커먼웰스은행(CBA), 웨스트팩(Westpac), 호주뉴질랜드은행(ANZ) 등의 웹사이트 접속이 막혀 서비스 이용에 상당한 지장이 초래됐다. RBA는 이날 예정됐던 장기 국채 매입을 취소하기까지 했다.
아메리칸항공, 유나이티드항공, 델타항공, 사우스웨스트항공 등 상당수 미 항공사 웹사이트에도 일시적인 접속 장애가 발생했지만 현지 시간으로 늦은 밤이어서 항공편 운영에는 큰 차질이 빚어지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외에 홍콩증권거래소(HKSE), 모건스탠리 자회사인 ‘이트레이드’, 미 해군연방신용조합 등의 웹사이트도 한때 접속이 어려웠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전했다.
이번 장애는 전 세계의 약 300개 은행, 30개 항공사, 200개 정부 기관 등에 콘텐츠 전송 네트워크(CDN)를 제공하는 미 클라우드 컴퓨팅 업체 ‘아카마이’의 소프트웨어 오류 때문이다. CDN은 세계 곳곳에 서버를 설치해 웹사이트 콘텐츠 전송 속도를 높이는 기술이다. 아카마이는 이날 소프트웨어 오류로 고객사 500곳의 웹사이트에 접속 장애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사이버 공격에 의한 문제는 아니라고 전했다. 대다수 웹사이트는 수분 안에 트래픽 경로를 바꿔 접속이 재개됐지만, 네트워크 체계를 완전히 복구하기까지는 4시간이 넘게 걸렸다고 아카마이는 설명했다.
이런 사고는 최근 열흘 만에 재연됐다. 8일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 제공업체 ‘패스틀리(Fastly)’의 CDN에 문제가 생겨 뉴욕타임스와 CNN, 블룸버그통신 등 서방국 언론과 영국 정부, 전자상거래 업체 아마존 등의 웹사이트가 동시에 접속이 막혔었다. AP통신은 “최근 접속 장애 사태는 인터넷을 운영하는 데 소수의 알려지지 않은 업체가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하는지 보여 준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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