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고의 사고 판단 살인 혐의 적용
피고인 측, “검찰이 무리하게 기소”
제주법원 전경.
제주도 여행 중 교통사고로 여자친구를 잃은 30대가 살인 혐의로 법정에 섰다. 검찰은 고의적으로 사고를 내 피해자를 살해한 것으로 보고 있고, 변호인 측은 음주운전에 의한 과실을 주장하고 있어 치열한 법정 공방이 예상된다.
제주법원 제2형사부(부장 장찬수)는 17일 살인 및 음주운전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A(34)씨에 대한 첫 공판을 진행했다.
A씨는 2019년 11월 10일 새벽 제주시 한림읍에서 술에 취한 상태로 렌터카를 몰고 가다가 도로 연석과 경운기를 들이받는 교통사고를 내 조수석에 타고 있던 여자친구 B씨가 차량 밖으로 튕겨 나가 결국 사망에 이르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A씨는 당시 혈중알코올농도는 0.118%로 만취 상태였다. 또 사고 차량은 지붕이 없는 오픈카여서 안전벨트를 하지 않은 여자친구는 차 밖으로 튕겨나갔고, 수술을 받고 의식불명 상태에 있다가 지난해 8월 숨졌다.
경찰은 당초 교통사고처리특례법 위반(치사) 등 혐의로 A씨를 검찰에 송치했으나, 검찰은 여자친구가 안전벨트를 하지 않은 사실을 알고 A씨가 고의적으로 사고를 냈다고 보고 살인 혐의를 적용했다.
A씨 측은 검찰 주장을 정면 반박했다. A씨의 변호인은 이날 법정에서 “유족을 의식한 검찰이 무리하게 피고인을 살인 혐의로 기소했다”며 “검찰은 피고인이 사고 당시 브레이크를 밟은 사실도 무시했다”고 말했다. 이어 “피고인은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며 망인과 유족에게 사죄의 마음을 갖고 있다”면서 “실제 피고인과 망인은 결혼을 앞둔 연인사이였다. 사고 무렵 다툰 적이 있기는 하지만 살해하려고 했다는 것은 말도 안 된다”고 살인 혐의에 대해 부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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