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검장·서울남부지검장 1시간씩 보고받아
윤석열 가족 사건은 추미애 지시 유효해 지휘 못해
중간간부 인사 앞두고 주요 사건 처리 및 지휘할 듯
김오수 검찰총장이 17일 서울중앙지검장 등 일선 지검장들로부터 취임 후 첫 주례보고를 받았다. 검찰총장이 주례보고를 받기는 윤석열 전 총장 당시 중단된 이후 약 1년 만이다.
김오수 총장은 이날 오후 2시 심재철 서울남부지검장, 오후 3시 이정수 서울중앙지검장을 만나 현안 관련 주례보고를 받았다. 두 지검장은 김 총장에 대한 첫 주례보고인 만큼 검찰청 현안을 중심으로 보고했으며, 주요 사건 진행 상황 및 처리 방향 등에 대해선 함께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총장 주례보고의 경우 그간 서울중앙지검은 매주 수요일, 서울남부지검은 2주에 한 번 이뤄졌다. 다른 검찰청에선 현안이 있을 경우 비정기적으로 진행했다.
하지만 지난해 7월 이른바 ‘검언유착’ 의혹 사건과 관련해 이성윤 전 서울중앙지검장이 윤 전 총장과 대립각을 세우면서 주례보고는 중단됐다. 사건 처리를 위한 전문수사자문단 소집을 지시한 윤 전 총장을 향해 이 전 지검장을 포함한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이 공개적으로 항명한 게 발단이었다. 윤 전 총장은 그러자 대면 주례보고를 서면 보고로 대체하도록 지시했고, 두 달 뒤엔 보고 자체가 없어졌다. 윤 전 총장은 당시 '구체적 사건과 관련해 필요할 땐 직접 수사지휘를 하는 차장검사를 불러들여 묻겠다'는 입장을 취했다.
이정수 지검장은 이날 이용구 전 법무부 차관의 택시기사 폭행 사건, 윤중천 허위 면담보고서 작성 및 유출 의혹 사건 등을 중점적으로 보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윤 전 총장의 부인 김건희씨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김씨가 운영하는 코바나컨텐츠의 협찬금 불법수수 의혹, 윤우진 전 용산세무서장 수사무마 의혹 등 윤 전 총장 관련 사건과 검언유착 의혹 사건에 대한 논의는 없었다. 서울중앙지검 관계자는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이 지난해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에게 결과만 검찰총장에게 보고하도록 수사지휘를 한 게 아직 유효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김 총장이 해당 사건들에 대해 보고받고 지휘하기 위해선 박범계 법무부 장관의 수사지휘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법무부 관계자는 “당시 수사지휘는 이해상충 문제를 해결한다는 것 외에도 일선 검찰청 수사의 자율성과 책임성을 보장해주는 측면도 있었기 때문에 (수사 지휘 변경은) 조금 더 지켜봐 달라”고 말했다.
심재철 지검장은 국회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관련 여야 충돌 사건 공판 진행 상황 등에 대해 보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서울남부지검이 수사 중인 라임자산운용 관련 사건에 대해선 구체적 논의가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변호사 시절 라임 관련 사건을 수임해 논란이 일자, 그는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취임하게 되면 변론했던 사건과 관련된 수사는 모두 회피할 예정"이라고 공언했다.
서울중앙지검은 향후 목요일마다, 서울남부지검은 2주에 한 번 정기적으로 주례보고를 할 계획이다. 서울중앙지검과 서울남부지검 외에도 사건 처리가 시급한 일선 검찰청도 예전처럼 총장 보고를 이어갈 예정이다. 월성 원전 경제성 평가 조작 의혹 사건을 수사 중인 대전지검이 총장 보고 기관으로 꼽힌다. 지방검찰청의 한 고위 간부는 “이날 주례보고는 취임한 지 얼마 안 된 총장에 대한 업무보고 성격도 있어서 당분간 총장 보고는 이어질 것”이라며 “임박한 중간검사급 인사에 앞서 시급히 처리해야 할 사건에 대해선 총장의 구체적인 수사지휘가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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