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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건설업체 성정, 이스타 품는다… 인수가 1100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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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건설업체 성정, 이스타 품는다… 인수가 1100억원

입력
2021.06.17 18:11
수정
2021.06.17 19:08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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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쟁입찰 마감일이었던 14일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계류장에 이스타항공 여객기가 세워져 있다. 뉴스1

경쟁입찰 마감일이었던 14일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계류장에 이스타항공 여객기가 세워져 있다. 뉴스1

이스타항공의 우선매수권자인 건설업체 성정이 쌍방울을 제치고 본계약 체결을 앞두게 됐다.

김유상 이스타항공 대표는 17일 "성정이 우선매수권을 행사하겠다는 공문을 회생법원에 제출했고, 매각 주관사로부터 해당 내용을 전달받았다"고 밝혔다.

성정은 스토킹 호스(수의계약으로 우선매수권자를 정한 뒤 공개 경쟁 입찰로 최종 인수자를 선정하는 방식)로 진행된 이번 입찰에서, 지난달 법원 승인 하에 우선매수권자로 조건부 투자 계약을 맺었다.

업계에 따르면 성정은 당초 1,000억 원가량의 조건부 투자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14일에 마감한 공개 경쟁 입찰 본입찰에서 쌍방울그룹이 1,100억 원을 인수가로 제시해 성정보다 높은 금액을 제시했지만, 우선권을 보유한 성정에서 쌍방울과 동일한 금액을 제시하면서 이스타항공의 최종 인수에 다가선 것으로 전해졌다.

성정은 기존에 체결한 조건부 투자 계약 내용 중 입찰 금액 등을 수정해 이르면 이달 말 본계약을 체결할 것으로 보인다. 이스타항공은 계약 체결 이후 부채 상환, 유상증자 등의 계획을 담은 회생계획안을 다음 달 20일까지 법원에 제출할 예정이다.

충남 부여에 본사를 두고 있는 성정은 국내 유명 골프대회가 열리는 백제컨트리클럽과 건설·개발 업체인 대국건설산업을 운영하면서 부동산 임대업도 병행하고 있다. 성정의 지난해 매출은 59억 원으로, 백제컨트리클럽(178억 원)과 대국건설산업(146억 원) 등을 합쳐도 연 매출이 400억 원에 채 못 미치는 중소기업이다. 하지만 오너 일가가 만만치 않은 자금력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번 인수 금액도 이를 바탕으로 조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성정의 오너 일가는 형남순 회장이 백제컨트리클럽과 대국건설산업의 대표를 맡고 있으며, 형 회장의 아들인 형동훈 대표가 성정을 이끌고 있다.

성정이 상대적으로 덩치가 큰 이스타항공을 인수하게 되면서 업계에서는 '승자의 저주'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무리한 인수·합병(M&A)으로 대기업마저 휘청거린 경우를 심심찮게 봐 왔다"며 "성정이 인수가격 이외에도 2,000억 원 규모의 부채를 감당할 수 있을지 우려된다"고 말했다.

한편 일각에서는 오너 일가가 골프 및 레저 등 관광사업과 항공업의 시너지를 내고자 하는 의지가 강한 만큼 개인 자산을 투입할 경우 무리가 없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김경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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